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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선] 교토에 다녀왔습니다(2017)

독서일기/일본

by 태즈매니언 2021. 6. 1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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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1년 반 가까이 해외여행을 갈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다보니 백신을 접종받고 어디든 갈 수 있게 된다면 가장 먼저 가고 싶은 여행지가 어디인지 생각해봤다. 나는 교토를 가장 먼저 가보고 싶다.

 

일본여행을 좋아하는 분들 중에서도 교토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다보니 교토의 매력을 소개하는 여행에세이들을 그간 여럿 봤는데, 이 책의 저자 임경선 작가님이 포착한 교토의 모습들이 내가 생각하는 교토의 매력과 가장 결이 맞는 것 같아서 즐겁게 읽었다.

 

교토의 인구가 150만 명이니 우리나라의 6대 광역시들이 인구로는 꿀릴 게 없지만 메갈로폴리스가 아니면서도 확고한 매력을 갖고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차이가 크다.

 

물론 1,075년 동안 일본이라는 큰 나라의 수도였던 도시와 우리나라의 광역시들을 인구만 가지고 동렬로 비교하는 것이 적절하진 않지만, 어느 정도 익명성이 보장되는 대도시이면서도 전철로 50분 이내의 거리에 인구 880만 명의 공룡도시 오사카가 있는 상황은 서울과 부천시를 사이에 두고 있는 인천광역시가 핑계대기도 어렵게 만든다.

 

나를 이루는 정체성에 영향을 미치는 개별 조건값들이 코드화되어 남들과 비교되는 디지털 제국이 끊임없이 확장되는 이 시대에 지칠 때면, 아날로그 플랫폼인 도시를 중심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인 교토와 같은 매력을 가진 도시들이 늘었으면 싶다.

 

물론, 세계로 뻗어나가는 웹툰과 K팝, K드라마의 힘은 아파트에 살면서 디지털 제국을 개척 중인 한국의 방향이 시대의 흐름에 맞긴 하지만 개인들에게 스트레스를 덜 주는 것은 아날로그이니.

 

디지털의 급류 속에서 부유하며 넓은 세상을 경험하는 것도 좋지만, 나라는 '개인'이 흐릿해지는 순간에는 작은 웅덩이나 큰 호수에서 잔잔하게 머무를 필요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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