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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화 : 우수 배수로 공사 고민

아무튼, 농막

by 태즈매니언 2021. 7. 9.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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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농막>

 

71화 : 우수 배수로 공사 고민

 

텃밭 야채야 틀밭으로 해결한다지만 제가 산 땅에서 유실수를 키우려면 무엇보다 계속 물이 고여있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물빠짐이 안좋은 땅에서는 나무 뿌리들이 썩어서 말라 죽을테니까요.

 

제가 고려했던 방법은 크게 세 가지 였습니다.

 

첫째, 표면배수 방법 중 콘크리트 또는 PE로 지표면에 노출되는 측구배수로 방식인데 콘크리트 시공시 내구성이 좋지만 기계 작업으로 진행하니 공사비가 너무 많이 들고 작은 밭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처리하기엔 과한 공사라고 판단했습니다. 가끔씩은 바닥에 쌓이는 토사들을 삽으로 퍼내야겠더라구요.

PE 배수로를 이어붙이는 방식은 혼자 시공도 가능한데 미관상 예쁘지 않아서 포기했습니다. 이 방법은 주변보다 약간 낮은 측구 배수로를 따라 선으로 물이 손쉽게 모이니 대량의 우수를 흘려보내기 좋은 방식으로 보입니다.

 

둘째, 점 단위 표면배수 방식으로 주변보다 살짝 낮은 8미터 간격 정도로 설치한 집수정에 모인 물들이 4m 단위로 파는 PVC(흰색)나 PE 이중 주름관(검정)을 통해서 바깥으로 흘러나가는 방식입니다.

PVC가 가격은 더 비싸지만 접착제나 연결부속을 통해 수밀이 더 잘되고 강성이 높아서 토압을 잘 견디는 장점이 있습니다. 배관의 내경이 100mm 정도면 장마나 태풍 등 집중오후 때를 제외하고는 원활한 배수가 가능하나, 이런 시기에도 우수를 처리하려면 200mm 내경은 되어야 한다는 김씨 어르신의 조언이 있었습니다.

 

셋째, 표면 배수가 아니라 땅을 파서 잡석을 깔고, 구멍이 숭숭 뚫린 PE주름관을 연결 후 부직포로 덮고 다시 잡석과 흙을 묻어서 땅속으로 스며든 물들이 부직포를 거쳐 구멍이 뚫린 PE관(유공관)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흘러나가는 유공관 시공이 있습니다.

제 밭이 논으로 썼던 땅이고 황토흙이 많아 구멍들이 뻘흙(오니)으로 금방 막히면 배수효과가 떨어질까봐 걱정되서 현장에 맞지 않는 방식이라 생각했습니다.

 

이 세 방식 중에서 이웃 밭의 P군이 100mm PVC관으로 소형 집수정을 연결한 셀프시공 사례를 보고 저도 두번째 방식으로 해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정화조 공사를 할 때 김씨 어르신의 조언으로 오수관 옆에 200mm 주름관을 3개 묻어놓은게 있어서 집수정을 타고 흘러들어온 물은 다른 사람 땅이 아닌 지방하천으로 바로 흘러나가게 됩니다.

 

다만 일일이 삽질을 하는 것은 너무 비효율적일 갓 같아서 4-50cm 깊이로 우수관로를 파는 작업은 지난 주말 석축을 쌓아주신 굴삭기 기사님께 반나절 작업으로 부탁드리기로 했습니다.

 

기사님께서 토요일 오전에 시간이 가능하다고 해서 내일 바로 작업할 예정이고, 경험이 많으신 굴삭기 기사님이 적절하게 측구 배수로를 내주시면, P군이 추천해준 건자재상에 가서 배수로 길이에 맞게 배관과 집수정(스틸 그래이팅 포함), 조인트와 45도/90도 엘보 등 연결부속, 플라스틱 접착제나 수밀테이프 등을 구매할 예정입니다.

 

과연 제가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일단 고민은 다 했고 배가 고파서 코슷코에서 한 박스 사서 쟁여놓은 팔도비빔면을 두 개 삶았습니다. 20% 증량이라는데 잘 모르겠네요.

 

고명으로 열무김치와 갓 따서 기름으로 볶은 애호박과 같이 먹으니 맛납니다.

 

식후에 시원한 탄산수로 만든 매실 음료수 한 잔하면서 이 글을 쓰다보니 금세 어스름이 깔립니다. 이제는 집에 가야할 시간.

 

(72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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