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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화 : 쌀포대 그늘막

아무튼, 농막

by 태즈매니언 2021. 7. 21.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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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농막>

 

77화 : 쌀포대 그늘막

 

타 기관 회의를 마치고 좀 일찍 퇴근하는 김에 이장님덕분에 알게된 초대형 건자재상에 들러서 몇 가지를 샀습니다. 그 중에 오늘 꼭 사고싶었던 게 200*200*200mm 기초석이었습니다. 보통 울타리 기초로 쓰이는데 혼자서 들고 이동하는게 어렵지 않은 무게라서요.

마침 화물택배가 받을 물건을 놓고 갔네요. 이것 때문에 제가 오늘도 농막으로 왔습니다. 삼화스텐이란 회사에 판매하는 그늘막 기둥인데, 2.3m 높이에 기둥 두께는 1.5T, 바닥앙카판은 10T입니다. 배송비가 무료이고, 검정색 분체도장한 디자인이 마룸 리버티의 디자인과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선택했네요.

1.5T는 좀 얇은 것 같아서 2.0T로 주문하려고 했는데 너무 소량이라 추가금 없이 주문이 안되다고 해서 기본형으로 샀습니다. 전 딱 두 개만 필요했거든요. 그늘막 고정용으로 M8아이볼트 2개와 앵커볼트 8개도 딸려왔습니다.

 

유튭 셀프설치 후기들을 보고 따로 주문한 그늘막과 카라비너, 턴버클도 마침 어제 세종시집에 도착해서 작업 준비가 끝났습니다.

외부 콘센트는 처음 이용해보네요. 작업용 연장전선은 물호스처럼 릴안에 수납되는 걸 살까 했다가 수납 부피가 적은 일반 20m 전선으로 했고요.

농막이 만들어주는 동쪽 그늘 공간이 작업공간으로 요긴합니다. 이쪽은 나중에도 계속 공터로 나둬야겠습니다.

우선 약 2.2m 지점에 위치한 구멍에 아이볼트를 조여주고요.

2년전에 세종시 집 입주할 때 현관 옷걸이 콘크리트 못 박느라 딱 한 번 썼던 보쉬 유선 해머드릴을 쓸 기회입니다.

유툽으로 바닥 앵커볼트 부착 영상을 보긴 했는데, 역시 막상 해보니 뭐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콘크리트 먼지 엄청 맞아

가며 끝까지 뚫었는데 구멍 지름이 좁아서 앵커볼트가 안들어가네요.

저녁식사 후에 제가 작업하는 모습을 구경오신 뒷집 김선생님께서 이런 꼴을 보시고는 해머드릴 척에 꽂는 비트가 너무 가늘다며 앵커볼트를 들고 집에 가시더니 지름이 맞는 비트를 빌려주셨습니다.

그리고 해머드릴 손잡이도 전 일자로 썼는데, 90도로 틀어서 양손으로 잡고 하는데 훨씬 편하다는 팁, 해머드릴 꼬리의 고무구멍에 드릴 비트를 조이는 죔쇠를 꽂는 거라는 것도 배웠고요.

앵커볼트는 앵커커버 부품 깊이로만 파야한다는 걸 모르고 앵커볼트 전체가 들어갈 정도로 너무 깊이 타공했네요.

할 수 없이 구멍에 알골재를 끼워서 높이를 올려줬습니다. 앵커펀치라는 장비가 필요한 걸 몰라서 준비를 못했는데, 김선생님께서 깨진 호미날을 대고 두드려 앵커를 고정시켜주셨네요.

제가 제대로 한 건 없지만 조립이 끝난 그늘막 기둥을 보니 가슴이 웅장해집니다. 그런데 이대로는 절대 못쓰겠더라구요. 주춧돌 무게로는 그늘막 고정이 안됩니다. 기초석을 자갈에 묻는 정도로도 어림없고 콘크리트를 타설해서 튼튼하게 고정해줘야지 바람에도 안넘어질 것 같습니다.

마룸 리버티는 앞뒤 양쪽에 2개씩 구조체로 쓰이는 아연도 각관에 붙은 매우 두꺼운 고리가 있습니다. 5.5톤의 농막을 들어올릴 때 무게를 지탱해주는 고리라 처음 봤을 때부터 여기에 그늘막을 걸어야겠다고 생각했죠. 고리 사이의 너비가 약 4.6미터라서 가로폭이 4미터는 그늘막을 골랐더니 딱 맞네요. 개당 8천 원짜리 대형 카라비너를 샀는데도 망치로 두드려서 겨우 넣었습니다.

그런데 저렴한 그늘막을 샀더니 재질이 쌀포대 느낌입니다. 이런 데서 아낄 필요가 없는데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건 고가와 최저가로 양극화되어 있더라구요. 이왕 샀으니 좀 쓰다가 나중에 질감이 더 좋은 소재로 바꿀 생각입니다.

4m*3m정도면 농막에 맞는 비율일거라 생각했는데 4m*6m짜리 좀 더 큰 걸 샀어야했나 싶기도 하네요. 기초석을 다시 콘크리트로 묻을거라 그늘막 기둥 위치를 한 번 정하면 바꾸기 어려워서 고민이 됩니다.

 

쌀포대 그늘막을 살짝 들어보니 이런 느낌이에요. 농막엔 주로 오후시간에 있을텐데 주방쪽으로 그늘막이 길어서 해가 낮게 내려온 늦은 오후에도 평상에서 쉴 그늘은 충분할 것 같습니다.

혹시 기둥이 넘어지면 사고가 날까봐 눕혀놓고 최종 설치는 주말을 기약합니다.

(78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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