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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화 : 벽돌 구매, 조적 꿈나무의 밤

아무튼, 농막

by 태즈매니언 2021. 7. 26.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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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농막>

 

79화 : 벽돌 구매, 조적 꿈나무의 밤

 

기반시설 공사를 다 마친 후 밭을 어떻게 꾸밀지에 대해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이 5m*4m 온실 기초를 8인치 블럭으로 두르고, 그 안엔 레미탈을 타설해서 기초공사까지 마치고, 텃밭용 벽돌틀밭은 적벽돌로 빈 땅 가운데 부분에 길게 쌓겠다는 거였죠.

 

예전에 충청도에서 가장 큰 천안의 홍익벽돌(구 충남연와) 전시장에 가서 예쁜 벽돌들 많이 구경하긴 했지만 밭에 틀밭용으로 쓰는 걸 전원주택 외장재로 주로 쓰이는 단가가 비싼 제품으로 선택할 순 없어서 가장 저렴한 적벽돌 판매처들을 확인해봤습니다.

 

전북 진안에서 만든 벽돌을 개당 현금가 270원에 판매하는 곳이 있긴 했는데, 8인치 속빈 시멘트블록이나 레미탈은 취급을 안한다고 해서 공주시에 위치한 가까운 벽돌공장을 알아보니 적벽돌은 개당 300원이고 시멘트블록과 레미탈도 같이 파신다네요.

퇴근 후에 공장에 방문해서 사장님께 문의해보니 8인치 블럭은 개당 900원이라고 합니다. 적벽돌은 190*90*57이고 줄눈간격은 보통 10mm로 잡고 시공면적을 계산하면 필요량이 산출되지요. 8인치 블럭은 390*190*190이고, 약 18kg이라네요. 시멘트벽돌은 개당 100원이라 이걸로 할까 했는데 적벽돌 감성을 포기 못하겠더라구요.

적벽돌 한 팔레트는 1,300개, 8인치 블럭은 72개입니다. 여분 포함해서 제가 필요한 게 적벽돌은 3팔레트고, 8인치 블록은 64개인데 대량으로 사는거라 팔레트 단위로 구매하기로 했죠.

모래와 시멘트가 적정 배합비로 섞여있어 편하다는 미장용 레미탈은 한 포대가 4,500원인데 40kg으로 혼자 들기도 버거운 무게이니 지게차 부를 때 같이 한 파레트 50포를 쟁여두기로 했고요.

 

사장님께서 제가 온실 바닥 기초용으로 산다고 하니 바닥기초를 하려면 레미탈과 시멘트를 2대1 비율로 사용하면 강도가 올라간다고 하셔서 시멘트도 10포 추가로 사기로 했습니다. 시멘트는 1포대당 5,000원입니다.

 

벽돌 한 팔레트가 39만원이니 그다지 저렴한 가격은 아닙니다. 제가 직접 쌓아올리는 조적을 한다고 해도 말이죠. 그 놈의 감성때문에 ㅠ.ㅠ

 

다 합치면 39*3+ 6.48 + 22.5 + 10에 7톤 트럭 운송비 10, 지게차 비용 10이 들어서 175.98만원인데 많이 사다보니 할인을 적용받아서 155만원에 받았습니다.

 

사장님께서 바닥 타설은 혼자서는 못하니 꼭 인부 한 명 불러서 같이 하라고 당부를 하시네요. 그리고 벽돌이나 블록이 깨졌거나 모자라면 적벽돌은 수십 장, 블록은 몇 장 이내에서 더 줄테니 편하게 오라고 하셨고요.

 

단골이 된 건자재상에서 조적 장비로 크고 작은 미장칼, 줄눈고데, 고무망치, 8인치 경계블럭을 고정할 30cm 길이 쇠말뚝, 직각자, 레미탈을 섞을 전동 믹서날도 샀고요.

그런데 지게차 기사님께서 제 진입구 부분에 알골재 자갈이 잔뜩 깔려있다보니 지게차가 짐을 내려놓고 빠지면 바퀴가 헛돌아서 다른 지게차를 불러야 빠져나올 수 있다고 난감해하시네요.

전혀 생각도 못했던 문제라 당황했습니다. 벽돌 다시 반품해야 하나 아찔했죠. 알골재말고 단단히 다져지는 석분이 포함된 잡석을 깔걸 그랬나 후회되네요. ㅠ.ㅠ

 

그런데 벽돌공장 사장님과 지게차 기사님이 통화하신 후에 결국 조심스럽게 시도해보기로 합니다. 상대적으로 단단한 부분으로 들어온 다음에 팔레트를 내려놓고 미세한 속도로 조심하며 후진하니 성공했습니다. 옆에서 보고 있는 제가 조마조마하더군요.

다만 기사님께서 제가 원했던 야적 위치인 안쪽까지 가다가는 지게차가 빠질 것 같아서 안된다고 하셔서 농막 옆에 놓게 되었습니다. 무거운 레미탈과 벽돌을 그만큼 제가 날라야 한다고 생각하니 우울해지네요. 그래도 일단 무사히 내려놓는게 우선이라 어쩔 수 없었습니다.

저 많은 조적 자재들을 과연 올해 안에 제가 다 쓸 수 있을지. 겨울이 오기 전엔 다 끝내야 하는데 여름은 낮에 일하기 힘들고, 가을부터는 제 업무가 많이 바빠지니 쉽지 않을듯 싶지만 조적이야 말로 쉬엄쉬엄 꾸준함과 인내심을 배우기 제격인 작업이니, 이 참에 제 급한 성질을 다스려 보겠습니다.

내일 새벽부터 시작하려고 오늘은 농막에 야전 침대 펴고 처음 잠을 청해봅니다. 풀벌레 소리와 에어 서큘레이터 돌아가는 소리 말고는 세상이 고요하네요. 불빛도 없어서 보름달과 별들도 잘 보이고요.

(80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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