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20년 가까이 외신 사진기자로 일해왔고 퓰리처상을 수상하신 분이 계셨군요.
로이터통신에서 보도사진기자로 근무하시는 김경훈님이 쓴 이 책은 문외한이 보도사진에 대해 입문하기 적당한 교양서입니다.
유명한 보도사진들에 얽힌, 제가 몰랐던 뒷이야기들도 여럿 배웠네요. 1972년 비엣남 시골마을 유복한 가정의 9세 소녀였던 킴 푹의 인생은 책이나 영화로 나왔으면. 네이팜 탄으로 불이 붙은 옷가지를 바로 벗어던졌는데도 화상이 저리 심했다는 걸 몰랐습니다.
저자의 가치관이 과하게 도드라진 부분들도 있지만, 스마트폰과 인스타그램의 시대에 사진의 시조새 시절을 탐구해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사이버렉카 유투버들과 경쟁하는 모바일 네이티브 세대인 젊은 사진기자의 생각은 어떤지 궁금하네요. 21세기의 인류학자같은 심정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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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쪽
이미 우리는 이미지가 언어가 되어 버린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거짓말을 판별하며 살아온 것처럼 이미지라는 언어의 진실 여부를 판별하며 살아야 하는 것이 21세기 인간의 숙명이 된 것일 뿐입니다.
200쪽
닐 암스트롱은 우주선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달 표면에서 사용했던 핫셀블라드 카메라를 모두 달에 두고 필름만 가져왔습니다. 지금까지 달에 다녀온 12대의 카메라가 달에 남아 있다고 합니다.
279쪽
사진의 소프트웨어적인 측면, 즉 이미지로서 이야기를 전달하는 측면에서 보자면 사진은 시에, 동영상은 소설에 비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짧지만 강렬한 언어, 비유, 은유, 상징으로 이루어진 시처럼 사진은 사진만의 독특한 느낌과 여운으로 우리를 매료시킵니다.
반면에 동영상은 마치 기승전결이 있는 소설과 같은 서사 구조로 긴 호흡의 이야기를 우리에게 전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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