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농막>
86화 : 조선의 단조낫
며칠 전 당근마켓을 통해 바로 길 건너 이웃 단지에 사시는 분한테서 영국 앤틱 느낌의 2단 진열장을 샀습니다. 6평 농막이니 이제 가구는 그만 늘려야죠.
아무리 올해는 농사를 안짓는다지만 허리까지 자란 잡초들이 씨앗을 뿌리면 내년에 힘들 것 같아서 어제 단조 강철로 만든 날의 낫과 숯돌을 샀네요. 왼손잡이용도 있다던데 가게에선 안팔더라구요.
낫질은 한 손으로 풀대를 움켜쥐고 낫을 쥔 손을 바깥에서 자기 몸쪽으로 당기면서 자르는거라고 배웠는데 엉거주춤한 자세로 그렇게 차근차근 풀을 베려니 힘들어서 꾀가 나더군요.
그래서 낫 날이 바깥으로 향하게 잡고 휘적휘적 남은 풀숲을 쳐내던 와중에 오른손 검지에 화끈한 느낌이. ㅠ.ㅠ
잘 벼린 단조 날이 장갑을 뚫고 제 검지손가락 손톱끝과 살점까지 예리하게 자르고 지나갔지 뭡니까. 혈관이 지나가는 자리라 피가 많이 나서 일단 휴지로 둘둘 말고 바로 병원으로 가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피가 안통하게 꽉 묶어주시고 주사도 두 방이나 맞았네요. 지혈에만 48시간은 걸릴거라고 합니다.
아내가 “손가락 다친 와중에도 페북은 열심히 하네.”라고 핀잔하면서도 손가락 하나 까딱 안하게 잘 간병해주네요.
농사일의 신고식을 치른 느낌입니다. 전기를 사용하는 도구들은 더 위험하니 앞으로 조심해야죠.
(87화에서 계속)
87화 : 방충망 수리 (0) | 2021.10.16 |
---|---|
87화 : 방충망 수리 (2) | 2021.09.23 |
85화 : 도로명 주소와 옥수수 수확 (4) | 2021.09.23 |
84화 : 에어컨 실외기 받침대 설치 (2) | 2021.08.18 |
83화 : 50리터 순간온수기 설치 (4) | 2021.08.06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