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농막>
83화 : 50리터 순간온수기 설치
벽걸이 인버터 냉난방기와 함께 아직 농막에 설치하지 못한 필수 설비가 바로 전기 순간온수기입니다. 지금이야 수도꼭지를 틀어도 낮에는 미지근한 물이 나오지만 9월만 되더라도 땅속을 지나온 상수도 물로 샤워하기 차가울 수 있으니까요.
순간온수기 제품이 여러 가지 있고 가격대도 다양하더군요. 저는 농막 제조사 마룸에서 추천해주신 모델을 골랐습니다.
마룸에서 7년 동안 만났던 농막주 분들이 다양한 브랜드의 소형 순간온수기를 설치했는데 몇 년 쓰다보면 압력문제로 터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여러 보일러 제작사들이 파는 순간온수기들은 한 가지 제품만 빼고 모두 보증기간이 1년이라고 하네요. 유일하게 보증기간이 5년인 제품을 권해주셨죠. 미국시장 점유율 1위의 미국브랜드 프로라인 소형 모델을요.
싱크대 하부장에 80리터인 제품도 넣을 수 있긴 한데 50리터도 혼자서 샤워하기는 충분하다고 해서 저는 50리터 모델로 주문했습니다. 80리터 모델과의 가격차이는 5만원에 불과하니 참고하셔요. 국내 딜러들의 가격은 43만 원인데 포인트 환급을 감안하면 40만 원에 구매 가능합니다. 국내의 여타 50리터 순간온수기 모델들이 15~20만원에도 충분히 구매 가능한 걸 생각하면 싸진 않지만 필수 유틸리티 설비는 신뢰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프로라인을 구매했습니다.
고압 용기로 인해 설치시에 주의가 요구되는 제품이라 설치비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비쌌습니다. 27만 원을 요구하는 곳도 있었는데, 공식 판매처 중에 설치비 20만 원인 곳을 찾아서 구매와 설치의뢰를 같이 했습니다.
저는 하부장 공간을 효율적으로 쓰고 싶어서 개수대 하부에 넣고 싶었는데 치수를 재보니 불가능하더군요. 할 수 없이 상하부로 나눠서 쓰던 옆 칸에 넣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설치기사님께서 설치작업을 하시는 시간은 대략 두 시간 정도였고, 저는 작업이 끝나갈 때쯤에 농막에 가서 마무리 작업을 보고 사용설명을 들었습니다.
모델 특성사 입출수구가 옆에도 있고 위에도 있는데 하부장 공간이 충분해서 윗쪽 입출수구를 상수도에 연결해주셨네요. 50리터라지만 용기가 꽤나 큽니다. 압력으로 인해 용기가 터지지 않도록 불필요한 증기를 빼는 투명호스가 있는데 뜨거운 온수 출수관의 영향으로 녹지 않도록 하부장에 별도의 배선 구멍을 뚫어서 분리해주셨고요.
제가 농막을 주 2~3회 정도 방문할 것 같다고 말씀드리니, 그럼 플러그를 계속 꽂아두고 50리터의 온수를 통에 상시 유지하지 말고 농막에 방문했을 때만 플러그는 꽂는게 낫겠다고 하시네요. 50리터의 온수가 만들어져서 통에 가득차는데는 2.5kw의 히터로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저는 그렇게 하려고요.
보온재와 테이프를 감아주시긴 했지만 혹한기에 실내온도가 영하로 떨어지면 입출수관이 얼어서 동파될 수 있으니 퇴수구를 통해 물을 빼놓으라고 당부하셨고요.
두 시간 동안 고생하시며 설치해주신 기사님께 텃밭에서 나온 늙은호박과 애호박, 냉장고의 캔맥주(집에 가서 드시라고)를 드렸습니다.
며칠만에 온 텃밭은 잦은 소나기와 뜨거운 햇살로 잡초 밀림이 되었네요. 옥수수도 부쩍 자라서 수술과 암술 수염이 나오면서 열매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고정식 온실 기초는 초보자가 한 게 맞나 싶을 정도로 갈라진 틈도 거의 없이 매끈하고요.
뿌듯한 기분으로 세종시로 돌아오는 길에 흐릿하지만 간만에 무지개를 봐서 기분도 좋았습니다.
(84화에서 계속)
85화 : 도로명 주소와 옥수수 수확 (4) | 2021.09.23 |
---|---|
84화 : 에어컨 실외기 받침대 설치 (2) | 2021.08.18 |
82화 : 김선생님과 미장 초보 부부 (0) | 2021.07.31 |
81화 : 적벽돌 2단 경계 쌓기 (0) | 2021.07.31 |
80화 : 초보 조적공의 긴 하루 (0) | 2021.07.26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