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88화 : 긴급 구호와 틀밭 자리잡기

아무튼, 농막

by 태즈매니언 2021. 10. 16. 18:44

본문

<아무튼, 농막>

 

88화 : 긴급 구호와 틀밭 자리잡기

 

오전까지 열심히 디아블로를 잡다가 내일하고 모레 최저기온이 영하 1도인 걸 보고 PC를 끄고 공주 농막으로 갔습니다. 다른 유실수 화분들은 노지 월동이 가능하지만 귤나무는 냉해를 입을 수 있으니까요.

 

일단 급한대로 쓰고 남은 8인치 시멘트 블럭으로 기둥을 세우고 적벽돌을 덮었던 비닐을 씌워줬습니다. 겨울이 되면 실내로 옮겨줘야겠지만 이번 한파는 이 정도면 괜찮을 것 같네요.

뒷집 김선생님께서 커피 한 잔 하자고 부르셔서 새로 입양해 오신 강아지를 봤네요. 몇 달 안된 꼬맹이인데, 전에 있던 백구는 사람을 봐도 짖지를 않아서 다른 집으로 갔다네요. 이 강아지도 사람을 넘 좋아해서 또 떠날까봐 걱정됩니다. 꼬리는 어쩌다가 다쳤니? 사료를 배부르게 먹어서 배가 빵빵하더라구요.

선물로 들어온 전통주 나눠 마시려고 가져온 걸 좀 드렸는데 김선생님 텃밭에서 난 애호박하고 가지, 그리고 마을 울력으로 들깨 수확하는 거 도와주시고 받으셨다는 햇들기름까지 받아왔네요.

제 오른손 검지살을 잘라먹은 조선 낫. 식도보다 강한 거 맞아요.

벽돌 틀밭 기초로 심을 혼자 들고 나를 수 있는 시멘트 화단경계석 치수를 여쭈었더니 가로가 120mm, 길이가 1m라고 하시네요. 다음주말에 사오려면 적벽돌 틀밭 기초로 놓을 양을 계산해야 하니 오늘 대강의 치수를 잡아야 하군요.

 

수확의 즐거움을 누리려면 이것저것 심어보고 싶지만 김매기 등 관리의 어려움도 있고, 1.5가구라 지인들을 주더라도 많이 재배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아서 틀밭 크기는 가로 1.2m, 세로 6미터, 높이는 3~5단으로 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가장자리엔 유실수들을 심고 싶어서 삽으로 밭 가운데 수평 고르기를 해줬습니다.

외발 손수레에서 가장 폭이 넓은 곳이 65cm라서 넉넉하게 틀밭간 간격은 1미터로 줬고요. 어차피 화단경계석 기초를 땅속에 심으면서 수평과 수직을 다시 잡을거라 실뜨기는 대강해서 말뚝으로 위치만 볼 수 있게 했습니다.

세로로 더 길게 해도 되고 틀밭을 두 줄은 더 만들 수도 있지만 나중에 닭장을 만들 수도 있어서 그냥 세 줄만 만들려고요. 벽돌 쌓기도 힘든 일이라...

시멘트 화단경계석은 48개 사오면 될 것 같습니다. 김선생님께서 화단경계석 밑에 깔 모래도 1입방미터 정도 필요하다고 하셨고요.

 

삽으로 땅을 고르면서 잔돌들을 주웠는데, 그냥 던져도 되지만 물로 깨끗하게 씻어서 제 빛깔을 내주고 싶더라구요. 예전엔 좌대까지 맞춰놓고 물주면서 수석을 감상하는 걸 이해 못했는데, 이젠 저도 돌멩이나 자갈이 예뻐보이는. ㅎㅎ

아직 단풍도 제대로 안들어서 가을을 느낄 새도 없었는데 농막에선 벌써 겨울을 준비해야 하다니 도시의 계절 감각과는 확실히 다릅니다.

(89화에서 계속)

'아무튼, 농막' 카테고리의 다른 글

90화 : 벽돌 틀밭 기초 파기  (0) 2021.10.25
89화 : 외갓집과의 작별  (0) 2021.10.24
87화 : 방충망 수리  (0) 2021.10.16
87화 : 방충망 수리  (2) 2021.09.23
86화 : 조선의 단조낫  (2) 2021.09.23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