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침 기온이 꽤 쌀쌀하길래 늦잠을 잔 다음 정오 무렵에 집을 나섰습니다. 온실 바닥 모서리 미장만 남아서 할 일이 많지 않거든요.
아직 한낮엔 포근합니다. 몰탈을 반죽해서 가장자리 부분의 틈을 메꾸고 미장칼로 가다듬어주는 일인데 온실안은 이 계절에도 한낮 실내온도가 25도 이상으로 올라가네요. 식물생장과 단열에는 유리보다 낫다는 폴리카보네이트를 주로 사용한 덕분일까요? 물론 해가 지면 난방을 안하는 무가온 온실은 외기보다 섭씨 5도 정도 높을 뿐이라고 합니다.
모서리 미장때문에 가장자리가 더 높아지는데 물빠짐을 신경쓸 필요가 없으니 상관없습니다. 바닥도 수평이 안맞고 콘크리트 실금도 많이 가서 어차피 전체적으로 야자매트를 깔아서 덮을 생각이거든요.
제가 몰탈로 틈을 메꾸고, 아내가 미장칼을 들고 마감을 하니 속도도 한결 빠르네요. 나중에 틈이 생기면 실리콘을 좀 쏴서 바르면 된다고 합니다.
아내가 심혈을 기울인 좌측 외부 8인치 블럭 위 미장과 블럭과 딱맞게 떠있는 온실 문쪽 틈새 채워넣기를 끝으로 농막과 고정식 온실로 시작하는 주말 체험 밭농사를 위한 시작이 대충 끝났습니다.
아내가 심혈을 기울인 작품에 가을이가 발바닥 자국을 내는 바람에 재차 미장을
가을이가 일 마칠 때쯤 내려와서는 제 작업 장갑을 뺏어가네요. 아직 끝은 아니고 끝머리인데. ㅎㅎ
그래, 한동안 몰탈 만질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래도 작업장갑을 가져가면 안되지.
코슷코에서 9천 원 주고 산 튤립구근을 몇 개 심고, 한 포대에 2천 원주고 산 내년을 위한 퇴비 한 팔레트(70개)에 물이 들어가지 말라고 비닐을 한 겹 더 덮어주고 왔습니다.
제 농막 프로젝트의 시작이 끝나가는 날, 보기 힘든 붉은 노을이 하늘을 물들이네요. 아내가 이런 붉은 노을은 처음보는 것 같다며 즐거워합니다.
내년 봄부터 본격적인 주말 농부가 되기 전까지 시작의 마무리를 위한 일들은 이제 그리 많이 남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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