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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석준] 반도체 삼국지(2022)

독서일기/테크놀러지

by 태즈매니언 2023. 1. 3.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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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분야의 글들을 올려주시는 존경하는 페친님의 책이기도 하지만 국제정치에도 영향을 미치는 국가전략산업인 한국 반도체 산업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싶어서 지난 10월에 나오자마자 주문했습니다.

두 달 만에 겨우 읽었지만 문외한이다보니 반도체 산업의 기술에 대한 이야기, 물리/화학적 원리에 대한 부분은 글자만 읽은 수준이네요. 앞부분의 내용들은 그나마 언론보도 등으로 접한 배경지식으로 따라갈만 합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지금과 같이 세계 평균보다 높은 생활수준을 향유하는데 기여한 대표적인 산업인 반도체 제조업이 처한 상황과 솔루션에 대한 책을 읽으니 내수산업에공공기관에 있는 종사자 입장에서 최소한의 예의를 갖춘 것 같아 뿌듯합니다.

현재 미중 간 대결 시나리오 중 어떤 게 현실로 구현될지, 한국의 반도체 산학연이 미중 대결의 전개에 따라 어떻게 활로를 찾아갈 수 있을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텍사스 주에 3나노 이하 공정 파운드리를 건설하는 삼성전자의 모습이, 전기차 전용공장을 조지아에 건설하는 현대기아차그룹의 행보처럼 미국에 화끈한 투자를 하고 크림인재들을 파견해서 가치사슬의 일부를 담당하겠다는 결심을 보여주는 것 같아 안심이 되긴 합니다.

하지만 한국의 미래를 위해서는 중공의 반도체 굴기가 철저히 실패해야 하고, 1년만에 기업회생 절차를 마침 칭화유니 그룹이 몇 년 안에 다시 한 번 파산했다는 뉴스를 듣고 싶네요. 중공의 부동산 버블이 꺼지면 중앙정부와 지자체도 소득 없는 반도체 투자를 지속하기 어려워질 것 같아서 공산당 정권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바라고 있고요.

오늘 기재부가 국무회의에서 반도체 분야에 대한 투자세액공제 인정비율을 확대하기로 의결했던데, 전정부에서 이 비율을 낮췄던 걸 생각하면 정권과 무관하게 국가의 핵심전략산업 분야의 지원제도들은 이어졌으면 싶네요.

다만 세계 최고수준으로 청년층의 인구가 줄어드는 이 나라에서 공학분야 연구개발과 제조업 경쟁력을 유지할 인력들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네요.

해외의 한국인 학자와 엔지니어들이 귀국하지 않고 미국 기업을 선택한 이유가 핵심인재에 대한 대우와 성과에 따른 보상이 미흡하기 때문이라면 이를 높이면 된다지만, 한국이라는 사회시스템의 한계라면 갈수록 고령화로 중위연령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인재유출 흐름을 타개하기는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그래도 엔지니어에 대한 급여 보상이 낮고, 외국인이 이주할만한 문화적인 매력, 생활의 편리함에서 떨어지는 대만보다 유리한 성과보상과 수도권의 편리한 라이프스타일로 외국의 인재들을 끌어올 수 있다는 부분은 유리해보이고요. 당장 구글 맵과 우버부터 풀어줘도 외국인들이 훨씬 편해할 것 같은데, 한국의 정부가 이런쪽으로는 유연하지 못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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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대만과 한국은 글로벌 프로세서 칩 생산의 83%, 메모리 칩 생산의 7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여기에 급부상하는 중국과 전통의 강자인 일본까지 포함한다면, 가히 동아시아가 21세기의 페르시아 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179쪽

한국 입장에서는 당장의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현안을 해결하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 제2의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키 플레이어가 될 수 있는 자리 선점을 때에 맞게 해두는 것이 중요한데, 그 지름길은 미국이 취하는 것과 같이 주요 IP에 대한 선점이 되어야 한다. 미국이 주도하는 기술표준 그룹에 들어가는 것은 물론, 미국이 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한 기술적 프로토타입의 제시 역시 중요하고, 그것이 표준의 기준이 될 수 있게끔 하는 정책적 뒷받침 역시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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