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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로젤, 내털리 헬/박민희 역] 보이지 않는 중국(2020)

독서일기/중국

by 태즈매니언 2023. 1. 11.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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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에 출간된 이 책이 번역되기 전에 원서로 보시고 추천하셨던 최준영 박사님 등 역시 여러 페친님들께서 이구동성으로 추천하실만한 책이군요. 2023년 첫 올해의 책 후보로 올려봅니다.
제1저자인 스콧 로젤 교수는 40년간 중국을 연구했지만 그 성과는 글로벌 자본주의 체제에서 중진국 함정을 벗어나고자 발버둥치는 모든 국가들이 경청할만한 조언을 담고 있네요.
스콧 로젤 교수와 공동연구자 네털리 헬 두 분은 2006년에 설립된 REAP(농촌교육행동프로그램)을 운영해온 훌륭한 연구자이고 존경할만한 성품의 소유자로 보이지만, 저는 인류애가 부족해서 중국이 번영해야 세계에도 좋은 일이라는 관점에 도저히 동의를 못하겠습니다. 1당 독재 중국공산당 체제가 유지되면 전세계가 불안정해지고, 특히 한국의 미래를 위해서는 중공정권의 붕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니까요.
필요하고 훌륭한 연구였지만 이러한 연구성과를 압축한 27건의 정책 브리핑이 중국 정부에 제출되었고, 그 중 23건이나 공식 승인되어서 정책으로 시행 중이라니 아쉬울 정도로요.
(이제 이런 연구는 미국과 같은 서구권의 펀딩을 받지 못할테죠.)
미국의 언론인 피터 헤슬러가 사천성 푸링에서의 평화봉사단 경험을 바탕으로 썼던 <리버 타운>(2001)과 후속작 <컨트리 드라이빙(2010)>도 이런 부분에 주목하긴 했었죠. 하지만 수십 년간의 연구를 통해 뒤쳐지고 있는 중국의 비도시지역 문제와 해결책을 결론까지 힘있게 풀어나가는 책입니다.
큰 비용이 들지 않으면서 중국의 인적자원 수준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정책 처방을 미국의 연구자가 이미 제안하여 막 반영되었다는 점, 중국의 미래가 될 수도 있는 멕시코의 사례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번식에 실패한 중국 농촌(+농촌후커우 미숙련) 남성들의 어마어마한 규모와 엄격한 산아제한 정책으로 이미 2013년에 정점을 찍은 생산가능인구의 감소추이 등의 요인을 보면 저자들이 제시한 세 가지 사례 중에서 비관적인 사례가 예상되는데 그렇다면 3연임에 성공한 시진핑 정권이 임기 내 대만침공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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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쪽

 

후커우(호구제도)상의 지위에 따르면, 중국 전체 인구 가운데 36%만 도시에 등록되어 있고, 64%는 농촌에 등록되어 있다.(약 8~9억 명)
오늘날 중국 아이 70% 이상이 농촌 후커우로 등록되어 있다.
51쪽
오늘날 중진국으로 남아 있는 모든 국가는 대부분 여기에 몇십 년 동안 갇혀 있는데, 고등학교 진학률이 30~50%다. 평균적으로, 이 '갇힌' 국가들의 고등학교 진학률은 36%다. 이와 대조적으로 졸업자 국가들(한국, 대만, 이스라엘, 아일랜드)은 1980년대에 그들이 여전히 중간소득 국가 범위 안에 있을 때도 고등학교 진학률이 평균 72%였다. 이는 부유국의 평균 진학률과 거의 같다.
160쪽
한 학교는 공식 기록에 네 개의 다른 이름으로 네 번이나 올라있었지만, 그 어느 곳에도 학생은 없었다. 다른 학교는 학생 보조금을 받기 위해, 혼란스러워하는 중년 농부들을 등록해놓기도 했다. 이상하게, 그곳에는 그 어떤 시설도 없었다. 한 성에서는 명단에 있는 학교 중 거의 20%가 존재하지 않았다.
185쪽
2016년부터 2017년까지의 연구에서도 중국 중부와 서부 농촌 아이 중 25%가 빈혈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266쪽
분권화된 재정 시스템 아래서 교육, 보건, 영양에 얼마나 많은 예산을 사용할 것인지를 중앙 정부가 아닌 지방 관리들이 결정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인센티브 문제가 발생한다. 비용은 지방에 축적되지만, 지방 단위는 이익을 거의 얻지 못한다. 반면, 전국 단위로는 큰 이익이 축적되는데도, 국가 지도자들은 자금 사용에 대한 궁극적인 결정을 하지 않는다. 그 결과, 특히 빈곤한 농촌 지역에서는 교육, 보건에 대한 구조적인 투자 부족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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