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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우] 납치된 도시에서 길찾기(2022)

독서일기/교통

by 태즈매니언 2023. 2. 4.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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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에서 이와나미 신서의 판형으로 이렇게 귀여운 시리즈를 내는 줄 처음 알았네요. '탐구'시리즈라고 합니다.
2020년 한국출판문화상 학술 저술상을 받은 <거대 도시 서울 철도: 기후위기 시대의 미래환승법>은 제게 무척 놀라운 책이었습니다. 워낙 진입장벽이 높은 철도교통에서 아무런 지원을 못받는 독립연구자가 외부에 공개된 자료들을 수집하고 분석해서 이런 저작물을 내놓으신 걸 보면서 제가 부끄러워졌습니다.
작년 말에 펴낸 이 책은 작지만 내용이 좀 어렵고 압축되어 있어서 읽는데 시간이 좀 걸렸네요. 다 읽고나니 제목인 '납치된 도시에서 길찾기'는 '(이동하는 사람들이 자동차에 의해) 납치된 도시에서 (보행과 대중교통을 결합한 확장된 보행으로 이동할 수 있는) 길찾기'라는 주제의 핵심 키워드를 축약한 느낌이 듭니다.
이미 우리나라는 도로 중심의 네트워크망이 되어 있고, 환경부도 친환경차 보급사업으로 2030년까지 친환경차 450만대를 보급하겠다고 정책을 추진하는 중이라 저자께서 안타까워하는 방향을 되돌리긴 힘들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제4차 국가철도망기본계획이 수도권의 광역철도망은 추진이 빠른 민자사업으로 만들어나가기로 했고, 현재 부산권의 1개 뿐인 지자체 광역철도망에 국비를 투자하기로 했기 때문에 올바른 방향으로 전환을 해서 다행입니다.
다만 지방의 무너져가는 시외버스노선과 터미널, 기초지자체가 감당하기 힘든 시내/군내버스 운영비 보조금으로 인한 폐선으로 인해 지방 농어촌 지역의 운전하지 않는 주민들의 교통이동권 문제는 아무리 들여다봐도 노답으로 보이긴 합니다.
이미 지금도 자동차 소유자들이 취득, 보유, 이용 측면에서 여러가지 세금부담이 많은데 이 부분을 올리기도 어렵고 국가중기재정운용계획상 교통SOC투자는 매년 7% 가량 줄어들 예정인데 그나마 사업성이 인정된 수도권 민자도로 외에는 민간투자를 유치하기엔 금리 등 시장 상황이 너무 좋지 않으니까요.
그나저나 전현우님의 다음 책이 대한민국 철도의 흑역사 'ㅇㅅ역'에 대한 책이라 엄청 기대 중입니다. 욕하면서 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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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쪽
흔히 월 수입의 다섯 배가 개인 승용차의 가격으로 적당하다고 이야기되듯 이동에 소모해도 괜찮은 구매력의 수준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간주관적 합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만일 이 구매력을 저탄소 이동에 과도하게 소모하자는 것이 기후위기 대응의 초점이라면, 이 또한 부당해 보일 수 있다. 정말로 그렇게 돈이 썩어난다면, 어차피 가만히 두어도 감가상각되어서 탈수록 이익인 개인 승용차 대신 비싼 기차를, 특가항공편 대신 비싼 고속열차를 타면서 자부심을 느껴라? 그것은 그저 유복한 중산층이 누릴 수 있는 기후 힙스터적 행동 이상이 아닐지도 모른다.
102쪽
(세종시처럼) 다른 종류의 인과적 요소가 모두 차량과 그에 할당할 공간의 증대로 향해 있는 상황에서 신도시 주차장 규제, 구도심이나 신도심 도로공급량의 축소와 같은 요소만으로 자동차의 도시 지배를 견제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그것은 아주 순진한 몽상에 가까울지 모른다.
192쪽
부산의 하루 대중교통 이용객은 인구의 80%에 달하지만, 인천의 경우 그 값은 대략 50% 선이다. 인천 동측 30km 지점에는 인구보다 하루 대중교통 이용객이 더 많은 도시인 서울이 존재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2017년 시점 부산의 광역철도망은 부산김해경전철 뿐임을 감안하면, 주변 도시는 오히려 인천이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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