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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귀영] 나는 괴산의 시골버스 기사입니다(2023)

독서일기/교통

by 태즈매니언 2023. 7. 16.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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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된 허혁님의 <나는 그냥 버스기사입니다>는 인구 66만 명의 전주시에서 시내버스를 운전하는 노선버스 기사님의 애환과 생각들을 잘 담아낸 책이었습니다.

시내버스를 운전해볼 일이 없는 승객 입장에서는 버스기사가 왜 저렇게 행동하는지 이해하기 힘들었던 부분들을 버스기사의 입장을 들으면서 수긍할 수 있어서 직업에세이의 좋은 사례였죠. 저자께서 절판을 선택하신 게 아쉬울 정도로요.

그런데 올해 농촌지역의 군내버스를 운전하시는 버스기사님의 에세이가 하나 나왔더군요. 지방소멸 위기로 인해 농어촌 기초지자체의 노선버스들과 터미널들이 줄폐업의 위기에 처해 있어서 시의적절합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감성적인 에세이라 경영의 어려움이나 타개방안 같은 교통정책쪽 내용은 하나도 없더군요.

세종특별자치시의 면적이 465제곱미터인테, 무려 면적이 842제곱미터나 되는 광활한 괴산군인데, 증평군이 원래는 괴산군에 속해 있었고 그래서 지금도 괴산 군내버스가 증평까지 운행한다는데 장거리 운행이 많을 수밖에 없겠더라구요.

최근에 차를 놓고 가느라 집에서 공주시내까지 공주시내버스를 타고 갔더니 잘 닦인 국도를 피해서 구불구불 온갖 작은 마을들을 다 돌고서 가더라구요. 평소 세종시 시내버스에서 보지 못한 승객들 구성도 신기했습니다.

차가 없거나 운전을 하실 수 없는 나이인 주민들에게 읍/면사무소와 5일장에 나갈 수 있게 해주는 세상과의 유일한 연결수단인게 맞는데 장날 외에는 대부분 하루종일 10명이 탈까말까한 적자노선들을 언제까지 지자체 보조금으로 유지할 수 있을지. 수요응답형 농어촌버스라 감당하지 못하는 장날 승객들은 어떻게 해야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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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쪽

시골버스 기사에게 시골 소도시 장날이란 5일에 한 번씩 치르는 홍역 같은 것이다. 물론 평상시 승객 숫자하고는 비교평가가 불가능하지만 늘어난 승객 숫자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장날 읍내로 나오시는 분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9할 이상이 노인들이다. 도시에서 시내버스를 하다가 오신 기사님들도 장날 승객 숫자는 문제 삼지 않지만 노인들이 대다수인 시골 장날 버스 운행에는 머리를 가로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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