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7년 반의 주말부부 생활을 마치고 아내와 살림을 합쳤습니다. 많이 버렸는데도 살림이 많아 제가 추구하던 깔끔한 인테리어는 무너졌네요. 대신 먹는데 진심인 아내덕분에 아침부터 피타와 요거트 드레싱으로 지중해식 식사를 하는 호사를 누렸죠.
겨우내 틀밭 작물을 키워준 비닐을 걷어내고 봄동, 시금치, 쪽파를 수확했습니다. 다년생인데 작년에 아무 생각없이 틀밭 안에 심었던 아스파라거스 구근을 파내서 밭 입구로 옮긴 후, 담주 초에 최저기온이 영하 4도까지 떨어지는 날도 있으니 보온과 봄가뭄으로 인한 건조를 막기 위해 잡초 멀칭을 둘렀습니다.
간만에 인사와 함께 1주일만에 수거한 계란들 중 10개를 김선생님네 드렸는데, 서울와 천안애서 온 친구네 부부들과 바베큐 파티하는 자리에 저희 부부를 초대해주셔서 삼겹살, 쫄면, 양념장어를 배부르게 얻어 먹었습니다.
물가에 사는 미나리를 밭에 심으면 키가 땅딸한 돌미나리가 된다고 해서 바로 앞 개천가에서 미나리 포기를 뜯어와서 심었는데 모종값도 안들고 개꿀. ㅋㅋ
저녁은 봄동, 데친 쪽파와 시금치로 만든 샐러드(만 먹었으면 완벽한데 둘이서 몽블랑 빵 하나를 다 먹었네요.)
저녁시간에도 텅 빈 주차장을 보니 미세먼지에도 불구하고 많이들 바깥 나들이 가셨던데 저도 올해 첫 봄 농사일을 한 완벽한 주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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