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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화 : 청계 입양과 합사, 삼색란 프로젝트

아무튼, 농막

by 태즈매니언 2023. 3. 18.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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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농막>

140화 : 청계 입양과 합사, 삼색란 프로젝트

지난 주 토요일밤 여느 때처럼 관상닭 까페 글을 보다가 가까운 충남 예산에서 청계암탉을 분양하시는 회원님 글을 봤습니다. 1년 전 대비 닭사료값이 65% 올라서 그러시는지 마리수를 줄이시는 중이라 분양비용이 마리당 2.5만 원으로 저렴했습니다.


일요일 아침에 차를 몰고 예산으로 달려 종이 박스에 청란을 줄 청계 암탉 네 마리를 입양해왔네요. 색상은 제가 좋아하는 청계의 색상인 회색으로요. (청계는 아직 품종이 고정되지 않은 교잡종이라 털색상이 다양합니다.) 합사 직후엔 백봉 오골계 오자매도 겁을 먹었지만 청계들도 데면데면.


모두 암탉들이긴 하지만 합사 스트레스로 쪼거나 발톱으로 할퀴는 등 서로 공격할 수도 있어서 마음을 졸이다가 어제 점심식사를 거르고 잘 지내고 있는지 확인하러 밭에 다녀왔습니다.


다행히 9마리 모두 건강하더군요. 백봉이들과 달리 농장 비닐하우스 안에서 바닥에 알을 낳던 습관 때문인지 치킨런 곳곳에 널린 청란들.


첨 주워보는 청란에 감동해서 알줍부터 먼저하느라 닭장 문을 제대로 안닫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날쌘돌이 청계 두 마리가 좁은 문 틈 사이로 빠져나가네요.


닭장 밖으로 닭이 나간 상황이 처음이라 저는 혼비백산. 포획용 그물망 올가미도 없어서 어릴 때처럼 무작정 암탉을 쫓았습니다.


다행히 한 마리는 막다른 길목에서 붙잡아서 다시 치킨런으로 복귀했는데, 넷 중 가장 까무잡잡한 녀석은 왜 이리 재빠르고 농막 밑이나 차 밑으로 잘 숨는지. 언덕 위에서는 20미터나 날아가더군요. 결국 행방을 아예 놓치고 말았습니다. ㅠ.ㅠ


닭장을 탈출한 빠삐용 청계. 이제 봄이니 야외에서도 살만한 계절이지만, 들에는 들개, 고양이, 솔개까지 천적들이 많은데 빠삐용 청계가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지. 자유를 찾았으니 오래오래 잘 살고 혹시 힘들면 언제든 닭장으로 다시 복귀했으면 좋겠네요.

시간이 얼마 없어서 주운 알들을 챙겨서 계란판에 넣으니 두 가지 색이라 예쁩니다. 청란 중 하나가 닭 브리더들이 최고로 치는 올리브색이더군요. 혹시 빠삐용 청계가 올리브 에거(olive egger)였으려나.


이제 막 벼슬이 돋기 시작한 블랙 쿠퍼 마란 병아리들이 다 자라면 초콜릿색 알까지 삼색란 프로젝트가 완성되겠죠.


(141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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