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농막>
149화 : 5월말의 수확물들
중부에 있는 공주만 해도 5월말부터 취미농부가 수확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네요.
과일들 중에서는 1번 타자 오디에 이어 2번 타자 앵두가 익어갑니다. 지금도 새콤달콤 맛있긴 한데, 다음 주말쯤이 절정이겠네요. 올 3월에 옆에 어린 앵두 묘목 한 그루를 더 심어서 잘했다 싶어요.
3번은 이제 슬슬 꽃이 지고 열매가 생기고 있는 복분자(블랙베리)일 것 같습니다.
4번과 5번을 다투는 블루베리와 살구 중에 누가 먼저 등판할지 궁금하고요. 이른 봄에 꽃이 핀 채로 서리를 맞아서 올해 타순을 건너 뛴 매화나무와 자두나무가 아쉽네요.
확정된 9번 타자는 모과나무고, 8번은 대봉 감나무, 7번은 사과대추일 것 같습니다. 6번은 아마 캠밸/머루 포도나무와 사과나무겠죠.
중부지방 기후에 적응할 수 있을지 의심스러운 후보선수 석류 묘목은 지난 주까지 잎눈도 없어서 죽은 줄 알았는데, 5월 말이 되어서야 잎이 피기 시작하네요. 살아줘서 고맙고 올 겨울도 무사히 넘겨주길.
브로콜리들도 무럭무럭 자라서 오늘 큰 놈 두 개를 수확해서 하나는 김선생님네 드렸네요. 나눔의 기쁨!
양파는 잎이 쓰러질 때 수확하면 된다고 하시니 알뿌리가 좀 더 굵어지게 기다릴 예정이고, 고추와 파프리카, 방울토마토, 샐러리, 양배추도 아직 수확을 기다려야 합니다. 트렐리스 아래에 심은 호박과 참외들도 이제 자라기 시작했고요.
맨날 이발을 당하는 만만한 상추들과 미나리 말고 앵두나무 아래서 자라는 머위줄기를 뜯었네요. 꽃다발 모양 ㅋㅋ 데쳐서 쌈과 나물로 먹으려구요.
허브 텃밭 루꼴라는 수확하면서 꽃대를 잘라주긴 했는데 잎이 잘 안나와서 새로 파종해야 할 것 같습니다. 늦게 파종한 고수와 바질은 이제 모종이 좀 자라서 옮겨 심고 왔습니다.
연휴 내내 비가 온다니 게으른 농부에겐 행운이네요. 그나저나 쪽파 알뿌리가 이렇게 많이 남을 줄이야. 양파망에 넣어 매달아둘 처마가 없어서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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