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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길] 화이트 호스(2020)

독서일기/국내소설

by 태즈매니언 2023. 6. 16.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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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한국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면서 수시로 느껴야 한다는 불안감(안전에의 욕구)을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제가 러시아처럼 키 180대 중반에 100kg 가량의 근육질 남자들로 가득찬 세상에서 허약한 거미체형으로 살아가면서 느끼는 불안감일까 생각해볼 따름이죠.
 
여성들의 그런 정서를 잘 포착해냈다고 여러 페친님께서 호평하셨던 강화길 작가님을 저는 이 두번째 소설집으로 처음 만났습니다.
 
일곱 편의 단편 중에 저는 <가원>이 가장 좋았습니다. 가부장제와 권위적인 구습의 인물들이 키운 ‘충분히 사랑을 받고 자란 독립적이고 유능한 여성’이라는 흔히 볼 수 있는 아이러니를 잘 포착했더군요.
 
권두에 나오는 <음복>덕분에 감정해상도가 낮고 집안의 장남인 저는 몰라도 상관없는 ’제사‘라는 집안행사에서 오고가는 복잡하고 은근한 감정들을 묘사하고 있어서 둔해도 되는 남자들과 그렇지 못한 여자들의 입장 차이를 절감했습니다.
 
또 <오물자의 출편>. 전 전라도 출신이지만 ‘오물자’라는 사투리는 처음 들어보네요. 대중이 가십으로 젊은 여성 연예인/인플루언서를 소비하는 방식과 그 밑에 깔린 음습한 심리를 보여주네요. 물론 남자 아이돌을 소재로 썼어도 마찬가지겠지만요.
 
다만 표제작인 <화이트 호스>는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불친절하고 난해했습니다. 쓰고 싶은 이유가 있었겠지만 전 이런 작품은 안좋아하고, 나머지 작품들은 서스펜스나 스릴러에 공감하기 힘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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