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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다 요시히로/김완, 주원일, 하성호 역] 효게모노 1-25(2005~2018)

독서일기/만화(외국)

by 태즈매니언 2023. 11. 26.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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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만화가 야마다 요시히로가 일본 전국시대의 무장이자 다인이었던 후루타 오리베의 일생과 당시의 풍류를 소재로 쓴 만화 <효게모노>의 마지막권이 드디어 완간이 되었습니다.
일본에서는 2005년부터 2018년까지 연재되었다는데 많이 팔리지않았을텐데도 완결을 내준 문학동네 출판사 경영진분들에게 감사하네요.
 
시리즈의 번역자 김완, 주원일, 하성호 선생님 모두 감사드립니다.
돈과 명성을 쌓아올려 봉록과 관작으로 자신의 이름과 자손들의 번성을 꾀하려고 했던 전국시대 무인들이 역사라는 무대 속의 배우에 해당하는 ‘갑’이라면, 이들에게 재화를 공급하고 세금을 납부하면서 이들이 탐할만한 물건들을 만들고, 비위를 맞추며 자신이 생각하는 가치를 ‘갑’들도 원하게 만들고자 했던 이들은 ‘을’이었겠지요. 세상의 대부분은 ‘을(병, 정, 무 등등을 묶어서)’이고요.
후루타 오리베를 통해 무장의 말석으로 끝나는 삶보다 웃기고 아름다운 마음을 알아보고 그걸 담은 물건들에 몰두하는 삶을 택한 눈으로 세상을 보여주는 야마다 요시히로의 메시지가 좋았습니다.
 
후루타 오리베가 쩐주가 되어 후원한 오리베 십작이 만들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는 &lsquo;오리베야키&rsquo; 다완. 올리브색의 포인트 유약 문양으로 알아볼 수 있죠.
두 가지 특징이 저를 푹 빠지게 만들었는데요. 첫째는 후루타의 관심이 계속해서 일상의 도구로 쓰이는 공예품이나 건축형식에 머물러 있고 아예 예술의 세계로 떠나지 않아서 였고, 둘째는 을의 생존기로 다져진 느물느물한 속물이면서도 분노나 컴플렉스에 빠져 살기엔 세상에 호기심이 가고 즐거운 일들이 너무나도 많다는 걸 보여줘서 였습니다.

 

작품의 대단원인 마지막권에서는 미카타가하라 전투에서 다케다 신겐에게 대패한 채로 도망치다가 말 위에서 바지에 똥을 지렸다는 소문이 있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앞에서, 저자가 창조해낸 후루타 오리베의 최후야 말로 - 젠체하는 갑이건 굽실거리며 부스러기를 쫓는 을이건 - ‘인생을 너무 진지하고 비장하게 살지 말라‘는 저자의 메시지가 깔끔하게 깔리고 마무리된 것 같고요.

 

정치판에서 각 진영의 네임드들이 방송이나 장문의 칼럼을 통해 벌이는 준엄한 난상토론을 통한 설득보다는, 인터넷게시판의 어느 듣보가 남긴 빵 터지는 베댓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되는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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