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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일] 주식회사 이야기(2023)

독서일기/경영(한국)

by 태즈매니언 2024. 2. 1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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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십대 중반까지 살아오면서 중등 의무교육 교과내용에 노동법과 주식회사에 관한 기본적인 내용은 꼭 들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노동3권, 취업규칙과 단체협약 등이나 법인격, 유한책임, 주식회사의 구성요소 등은 알아야지 노동자나 사업가로 살아갈 때 도움이 되고, 상대방의 입장도 이해하게 되니까요.
저는 경제학과 법학을 배우면서, 그리고 역사교양서들의 도움도 받아서 주식회사가 1602년 네덜란드에서 탄생한 동인도회사를 원류로 하여 인류가 발명해낸 위대한 제도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주식회사 제도를 통해 자본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국가가 미래에도 성공해나갈 국가라고 확신하고요.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주식회사 제도와 한국 주식회사의 지배구조 문제의 핵심을 고교과정을 그럭저럭 이수한 이들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최대한 쉽게 풀어서 설명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증권거래소를 '주식백화점'으로 비유하면 이해가 바로 되시죠? 아마 저자인 이준일 교수님께서 회사원 생활을 하다가 학계로 가신 점도 영향이 있지 않나 싶고요. 중고교생 자녀가 있다면 이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 조건으로 주식계좌를 만들어주고 어느 정도 금액을 증여해서 회사 주식을 사보게 하는 것도 좋은 교육이 되리라 생각되네요.
책을 보고 나서 한국 주식회사의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 더 관심이 있으시다면 천준범 변호사님의 <법은 어떻게 부자의 무기가 되는가>(2020)을 권해드립니다. 
우리나라의 장래를 위해서라도 직장생활을 마치고 퇴직하는 중장년들이 자영업이나 프랜차이즈 점주 말고 스타트업쪽을 매력있게 여기게 할 필요가 있고, 요즘 채상욱작가님께서 강조하시는 것처럼 퇴직연금을 통한 직장인의 노후 자산형성 측면에서도 지배구조 개선과 배당이익에 대한 과세 개편 등이 시급한 것 같습니다.
지배주주의 거수기 역할밖에 못하고 있는 우리나라 상장사 사외이사들을 어떻게 임명하면 좋을지를 읽으면서 생각해봤는데 최소한 3년 이상 1천만 원 이상의 주식을 소유한 주주(대주주의 특수관계인, 직원, 공무원, 경쟁사 임직원 등 제외) 중에서 난수추첨해서 임명하는게 차라리 낫지 않을까요?
한국전쟁 발발 직전에 남한의 토지개혁이 완료되었던 것처럼 한국 주식회사의 지배구조 개선도 너무 늦어버리기 전에 이뤄져야 할텐데, 그러려면 우선 주식회사 제도에 대한 이런 교양서들이 널리 읽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총선에서 승리하고 싶은 정당은 가벼운 말들 대신 제발 이사의 충실의무를 회사와 총주주를 위하여'로 바꾸는 상법 개정안을 의결해서 진정성을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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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쪽
합자회사는 경영을 하고자 하는 사람과 자금만을 대고자 하는 투자자가 존재하되, 사람이 바뀌는 것을 원치 않는 경우에 적절한 회사의 형태이다.
50쪽
(유한책임회사가) 유한회사와 다른 점은 이사선임과 사원총회 등의 의무가 없다는 것이다. 감사도 의무적으로 선임하지 않아도 된다.
(중략)
유한책임회사는 미국의 LLC(Limited Liability Company)를 참고해 도입했다.
96쪽
국내에서 연간 약 1만 개의 스타트업이 만들어지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2015~2020년 연평균 신규 상장 기업 수는 약 70개이니, 이들이 모두 스타트업에서 출발했다고 가정하더라도 대략 0.7%만의 기업이 IPO를 통한 엑시트에 성공하는 것이다.
112쪽
우리나라 가락농수산물시장 도매법인들은 모두 비상장회사로서 중앙청과의 경우 태평양 그룹 일가가, 서울청과는 고려제강 일가, 동화청과는 한일시멘트 회장 일가 등이 최종적으로 소유하고 있다. 근데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20% 내외이다.
143쪽
주식투자를 하는 입장에서 기업지배구조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주식이라는 이름의 증서가 가치가 있는 이유는 결국 기업이 창출한 이익을 나누어 가질 수 있다는 약속을 하고 있기 때문인데 지배구조가 나쁜 기업은 이익을 제대로 나누어 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178쪽
지배주주는 주식을 소유하고 있을 때 해당 회사로부터 보수나 거래관계로 가져올 수 있는 가치가 시장 가격에 그 주식을 팔았을 때보다 더 높기 때문에 절대 자신의 주식을 시장 가격에 팔 생각이 없다. 이들의 지분을 사고자 한다면, 시장 가치에 웃돈을 더해야 할 것이다. 즉, 프리미엄을 포함한 가격이 지배주주가 생각하는 회사의 가치에 가까운 수치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 기업의 높은 경영권 프리미엄은 비지배주주들에게 제대로 대가를 주지 않고 비지배주주의 이익을 침해하면서 얻는 지배주주의 상대적인 이득을 일정 부분 반영하는 것이다.
204쪽
바람직한 이사회 의장의 모습은, 이사회의 리더로서 경영진이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위해 경영을 하고 있는지를 감독 및 관리하는 것이다. 경영진의 성과를 평가하고 대규모 투자안을 승인하는 역할에 집중하고, 회사 내에서 인사권을 행사하면서, 실질적인 경영활동을 하지는 않아야 할 것이다.
215쪽
2022년을 기준으로 애플은 9명의 이사로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는데 CEO인 팀 쿡을 제외한 8명이 사외이사인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다.
227쪽
기업이 성장해 수성의 단계에 이르렀을 때에는 보다 조직적이고 부패하지 않는 지배구조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경제에 대해 대형 기업에 집중된, 번동성이 작고 변화가 적은 독과점적 시장이라는 평가가 있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경영자의 전횡을 방지하는 구조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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