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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찬] 지금 당장 연금투자를 시작하라(2024)

독서일기/경영(한국)

by 태즈매니언 2025. 1. 17.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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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마흔 살이 넘어서까지도 주식계좌가 없었습니다. 그 정도로 재테크에 문외한이다보니 연금저축, IRP, ISA 계좌가 있었을리도 없죠.
남들 다 돈 버는 것 같던 코스피 불장의 끄트머리에 마음이 급해져 주식계좌를 만들었던 직후, 금융투자업계 지인의 권유에 팔랑귀가 솔깃해서 코스닥 특례상장 주식에 1억 원 가량을 넣었다가 8,500만 원이 녹았죠. 호된 신고식이었습니다.
이렇게 현직장에 다니면서 저축한 돈을 거의 다 녹이고 나서 남의 말 듣고 묻지마 투자하지 말고 스스로 공부하자고 다짐했습니다. 새로 만든 토스증권 계좌에 작년까지 1,800만원을 넣었는데, 지금보니 -60%쯤 됩니다.
(공공기관에서 일하니 나는 국내 주식에만 투자하겠다는 소신은 왜 가졌었는지. --;)
이정도로 크게 두 번 말아먹었으면 제대로 투자공부를 해보자는 마음이 들법도 한데, 이상하게도 재테크 관련 서적은 여전히 보기가 싫더군요.
(그 와중에도 마이너스의 손 주제에 배포 크게 스타트업 엔젤투자까지 해봤네요. ㅎㅎ)
이것도 뜯어고쳐야할 기질인지도 모르지만, 변호사 자격증을 활용할 다른 진로가 많았는데도 직업으로 정출연에서 평생 일하는 것을 선택할 정도로 바탕이 극도로 위험회피 성향인 사람이라, 저는 리스크가 큰 투자를 어떻게 할지 계속 고민하는 것 자체가 무척 피곤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던 중 2년여 쯤 전에 페친인 스톰프!의 한진호 대표님 포스팅을 보고 연금저축, IRP를 세액공제 한도까지 넣기 시작했고, 작년엔 ISA계좌를 만들어서 여윳돈을 추가로 납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서야 마음의 평화를 찾았네요.
물론 제 금융투자 중 유일하게 수익을 내고 있어서 그럴 가능성도 높지만, 스트레스 받지 않고 오래할 수 있는 투자법이란 생각이 듭니다.
제 직장의 정년은 60세이지만, 제 나이가 우리나라의 중위연령하고 거의 같이 가는 추세를 고려하면 퇴직할 나이는 65세쯤 될 겁니다. 혹시 정년연장이 안되더라도 경력과 장롱면허 자격증으로 5년 정도는 더 경제활동을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렇다면 누가 봐도 늦은 45세 즈음에 시작했지만, 앞으로도 20년 동안은 연금투자를 할 수 있는 셈이죠.
연금투자를 추천하는 저자분의 생각에 대해 '이 정도의 원금과 수익금을 위해 그런 장기간의 유동성 경색을 감내할 가치가 있느냐?'(177페이지)는 의견을 던질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직접 투자로 시체개미가 되었고, 위험회피성향에다 많이는 못벌어도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있는 분들이시라면 이런 자산배분투자가 맞을 것 같네요.
현 야당이 소액주주들의 금융투자이득을 강탈해가는 국내 자본시장 거버넌스를 개선하겠다는 메시지를 일부 주고는 있죠. 하지만, 이미 가계 자산이 부동산에 몰빵된 상태와 인구구조를 보면, 바뀌는게 쉬울 것 같지 않고, 저는 훌륭한 배당주를 잘 고를 자신도 없네요.
그래서 이 책은 저같은 분들께 권합니다. 이왕이면 저보다 젊은 나이이시길 기원하고요. 그냥 안읽고 아래 한진호 대표님 댓글대로 하셔도 됩니다 ㅎㅎ
(추천사를 누가 썼는지 미리 알았더라면 저는 이 책을 사지 않았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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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쪽
행동보다는 생각이 더 많고, 이론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또 겁이 많습니다. 학창 시절 아버지가 저를 채근하면서 자주 하시던 표현을 빌리면, '패기 따위는 찾아볼 수 없는' 혹은 '해보겠다'고 말하는 경우는 있어도 '할 수 있다'고 말한 적은 한 번도 없는 그런 성향입니다. 개인의 성향이 투자 결정에도 그대로 투영된다고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다른 말로 기질이라고 하는데, 투자엣는 굉장히 중요한 요소입니다.
58쪽
2023년 자료를 살펴보면, 3월 말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가구의 평균 자산은 5억 2,727만 원, 부채는 9,186만 원, 순자산은 4억 3,540만 원입니다. 전체 가구의 57.4%가 3억 원 미만의 순자산을 보유하며, 10억 원 이상인 가구는 10.3%입니다.
(중략)
인생의 재무 목표 역시 어느 정도 나이가 들고 사회 경험이 쌓여야 구체화 되는 부분이 있기도 합니다. 장기적인 재무 목표를 세운다는 건 기본적으로 비용, 기간, 기대, 그리고 자제력의 집합체입니다.
69쪽
일반 계좌와 세제 혜택 계좌의 수익률을 비교하면 같은 포트폴리오로 같은 매매를 한다고 해도 연 0.8~1.0% 정도까지 수익률 차이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121쪽
자산 배분 투자에서 상대적으로 BLASH(Buy Low And Sell High)가 쉬운 것은 이 행위가 매수매도라기보다는 일종의 '바로잡음'으로 느껴지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리밸런싱은 매매 그 자체보다는 내 포트폴리오를 균형으로 되돌린다는 점에 집중하도록 합니다.
152쪽
외화 헤지는 그나마 저렴하다고 합니다만, 여전히 연간 2% 내외가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운용 수수료 등 ETF 보유에 따른 나머지 비용들과 비교해보면 이는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205쪽
ETF를 투자하면서 자산운용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해당 ETF의 투자설명서를 직접 읽는 분들이 얼마나 될까요? 기준 지수와 ETF시장 가격의 괴리율을 추적하고, 기준매매가 공시를 직접 살펴보고, ETF 상품의 계약 내용을 다 알기란 쉽지 않습니다. ETF의 이름을 보고 어떤 성격의 ETF인지 바로 구분만 할 수 있어도 상위 10%쯤 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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