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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화 : 삽질로 점철된 배수관 공사

아무튼, 농막

by 태즈매니언 2024. 2. 25.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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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농막>
162화 : 삽질로 점철된 배수관 공사
농사용 방석(낮은 의자)을 시장에서 파는 멜빵 방식을 썼더니 오래 쓰면 늘어나서 흘러내리더군요. 그래서 당근에서 어느 분이 파는 버클식을 개당 11,000원에 구매했습니다.
 
일요일 저녁부터 며칠간 비 예보가 있어서 마음이 급하네요. 어느덧 겨울이 가고 Farmacy의 시기가 다가옵니다.
 
요즘같은 최저기온이면 마늘이나 양파가 얼어죽을 일은 없을 것 같아서 멀칭 비닐을 걷어내니 틀밭 모습이 보기 좋네요. 질소성분 많은 빗물 잘 흡수하고 잘 자라길. 다 얼어죽은 줄 알았는데 밭미나리도 싹이 나기 시작했네요.

 

처음에 밭에 토공사를 할 때 디귿자 모양으로 배수로를 파고 멀칭용 부직포로 감싼 이중유공관을 연결해서 물길을 내었으면 좋았을 걸. 저는 나무가 자라는데 흙의 배수가 얼마나 중요한지 몰랐었네요.
 
이미 밭 입구에 구조물들을 잔뜩 세운 터라 미니 굴삭기도 출입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할 수 없이 삽과 제 근력으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삽질했네‘라는 표현이 왜 나왔는지 실감할 수 있었던 후회의 시간들이었습니다. 마치 참호 파는 느낌도 들었고요.
 
끙끙거리며 삽질하는 저를 안쓰럽게 보신 김선생님께서 따뜻한 유자차에 호두과자를 대접해주셨네요. 지난 번의 말썽많은 수탉 잡아드셨을 줄 알았는데 아직 뒤뜰에서 키우고 계시더라구요. 묶어놓지 않아도 도망도 안가고, 잔반 먹으면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었습니다.
 
저녁부터 온다던 비가 오후 3시경부터 간간히 쏟아지더군요. 이왕 시작했으니 적어도 배수로가 꺾이는 부분까지는 마무리를 짓고 싶었습니다.
 
파낸 배수로 아래에 잡석을 깔고 수평계로 살짝 기울기를 줬습니다. 바닥에 멀칭용 부직포를 두 번 깔고 나서 4m 짜리 유공관들을 잇는 밴드와 연결부속들로 고정을 하고, 길이가 애매한 끝부분의 유공관은 체인톱으로 잘라냈지요.
 
맨 앞 이중유공관 입구 부분에 4인치 블럭과 플라스틱 그물망으로 흙이 못들어오게 막은 걸로 오늘의 일은 끝입니다. 90도로 꺾이는 엘보 이후의 부분은 나중에 작업하려구요. 날이 포근해서 2월에 냉수로 샤워를 했네요.

 

(163화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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