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1년생으로 2011년 작고하신 故박완서 작가님이 1970년대에 화장품 회사 등 대기업 사보지의 의뢰를 받아 썼던 꽁트(정확한 뜻을 몰랐는데 200자 원고지 5매 가량이라고 하니 엽편소설과 단편소설의 중간쯤이군요.) 모음집입니다.
꽁트라는 장르가 잘 쓰기 어렵다고 하던데, 페북에서 따봉을 많이 받는 위트와 반전이 있는 순간을 잘 포착한 글들이 21세기의 꽁트가 아닐까 싶네요.
거의 반 세기 전의 한국 대도시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 48편이 실려있습니다. 꽤 오래 잊고 있었던 아날로그 물건들, 그리고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공급되면서 3대 가족이 핵가족으로 바뀌던 격변기를 살았던 시절을 탐구하며 읽었습니다. 청년들이 화자인 작품을 볼 때는 저희 부모님이 떠올랐고, 화자가 중년인 꽁트들은 지금 저와 당시의 또래들을 비교해보게 되더군요.
전 <마른 꽃잎의 추억> 시리즈와 <어떤 유린>, <삼박사일간의 외출>, <거울 속 연인들>, <꿈은 사라지고>가 특히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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