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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남, 노은주] 나무처럼 자라는 집(2022)

독서일기/도시토목건축

by 태즈매니언 2024. 7. 3.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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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의 <건축탐구 집>에서 자주 나오시는 부부건축사 임형남, 노은주 소장님께서 함께 쓴 에세이입니다. 1999년부터 25년째 가온건축사무소를 운영하셨던데, 저는 2011년에 한국공간디자인 대상을 수상한 <금산주택>의 사진을 보고서 '현대적인 한옥이 이런 모습이구나.'라며 매료됐습니다. 공주 <루치아의 뜰>도 작은 옛집을 멋지게 고친 설계였고요.
그래서 찾아보니 책을 무려 16권이나 펴내셨더군요. 2002년에 이 책의 초판이, 2011년에는 증보판이 그리고 2022년에 2차 개졍판이 나올 정도로 꾸준히 팔리는 이 <나무처럼 자라는 집>을 읽게 되었습니다.
건축에 대한 지식을 주는 책은 아니고, 건축사로 일하면서 문득 떠오르는 생각들을 담았는데, 공저라서 어느 분의 글과 경험인지 확인할 수가 없네요.
책 중에 제4부는 '상산마을 김선생님댁'을 설계하고 감리하며 쓴 글들입니다. 대화와 전화, 카톡들로 나눈 무수한 이야기들이 사라져버리지 않고, 건물을 설계하며 건축사가 고민했던 기록들을 이렇게 작품기처럼 받아볼 수 있다면 건축설계와 감리비용을 지불하는 건축주가 고개를 끄덕이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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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쪽
저희를 찾아오는 건축주는 세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풍광이 좋은 땅과 풍성한 영혼을 가지고 있는데, 마지막으로 늘 예산이 부족합니다.
129쪽
만들어진 것이든, 저절로 생겨난 것이든, 이 세상의 모든 것에는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시간이 스며듭니다. 그래서 저는 옛집을 보러 간다든가 돌이나 철로 만들어 놓은 유물들을 보러 가는 것은 그 안에 홍건히 고여 있는 시간의 퇴적물을 보러 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45쪽
병산서원은 당시의 시대적 상황이 그렇긴 했지만, 누가 뭐래도 소수 엘리트만을 위한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건축물이었을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병산서원에 가면 그 좋은 유기적인 기능 구성이나 용의주도한 공간 처리 수법에 무릎을 치면서도, 주변을 누르고 버티고 앉아 바깥을 내려다보는 너무나 '당당한' 그 모습에 가슴이 답답해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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