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입학해서 56k 모뎀과 01411 접속 pc통신, 그리고 몇 달 지나서 학내 기숙사에 구축된 LAN을 통해서 인터넷에 첩속했던 게 1998년이니 저는 디지털 세상에 접속한 채로 26년 가량을 살아왔군요. 아날로그에서 살아온 시간보다 디지털 창에 비친 자아와 함께 지내온 시간이 더 긴 세대인거죠.
하지만 태어나서 자아 정체성이 생기는 시기부터 디지털 네이티브로 자라는 세대들은 나와 어떤지 알고 싶어서 보게 된 책입니다.
다만, 저는 10대의 청소년들을 교육, 상담하거나 학부모인 저자가 썼는 줄 알았는데 혼인도 안한 것 같은 저자가 주로 논문이나 단행본, 연구보고서 등의 자료를 인용해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들에 대해 분석하는 내용이라 갸우뚱했네요.
게다가 많지 않은 분량의 책 전체를 관통하는 저자의 메시지를 찾아내지도 못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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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쪽
'스마트폰은 나의 저장소다.' (중략) 본인의 디지털 기록과 인간관계, 지위와 기회와 정체성까지 그 화면에 담겨 있는 까닭이다. 설령 화면을 들여다보지 않을 때도 그 안에 담긴 '나'는 실제의 '나'와 떼려야 뗄 수 없다. 그러니 스마트폰을 부수는 것은 실질적으로 '나'를 무너뜨리려는 시도로 간주된다.
55쪽
(인지과학자 데이비드 차머스) "제 마인드는 한 30%쯤 구글, 20%쯤 애플로 구성돼 있습니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 스마트폰과 같은 인공물에 '결합된(coupled)' 시스템으로서 인간이 세상을 인식하고 동작한다는 것이다. 그의 시각에 따르면 인간은 본인이 평소 자주 쓰는, 항상 곁에 두는 화면을 자신의 인지 프로세스 일부로 취급하게 된다. 차머스는 이를 두고 "인공물에 의해 확장된 마음(인식)"이라고 명명하기도 했다.
117쪽
결국 온라인 세상에서 사람들이 연결점을 찾아 규합하기까지 일련의 파장과 네트워크가 만들어지는 데 핵심적인 요소는 '공통서사'라고 할 수 있다. '우리'를 묶어주는 공통된 이야기가 있느냐의 여부, 그 이야기를 향한 믿음의 체계가 있느냐의 여부가 화면이라는 느슨한 매체를 군집의 터로 승화시킨다.
157쪽
셰어런팅(sharenting)이란 보호자가 아동을 돌볼 때 아동의 일상을 콘텐츠로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는 것을 뜻하는 신조어다.
(중략)
누구에게나 자기 얼굴을 지울 권리가 필요했다. 캠애게도 동일했다. 그는 성인이 되고 있는 틱톡커로서 온라인 현장 속 아이들의 초상권, 성장 과정, 사춘기 정신건강 이슈 등이 보호받아야 한다는 취지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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