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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이서윤] 육아휴직하고 딸과 세계여행 갑니다(2019)

독서일기/에세이(한국)

by 태즈매니언 2024. 11. 18.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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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같은 직장 같은 부서에서 일하고 있는 상황이라 독후감을 쓰기 면구스러워서 안올렸는데, 소개 안하기가 아까운 책이라 관심있으신 분들은 참고하시라고 올려봅니다.
이재용 작가님은 로드사이클, 스키와 스노보드, 다이빙, 권투 등 만능 스포츠맨에, 사진, 요리, 농사, 목공, 오토바이에 선박면허까지 갖고 있는 친화력 좋으신 취미부자시고요.
만약에 출판사에서 이 여행기를 육아도서로 기획했다면 책으로 만들지 않았을 거라고 하셨을 정도로 육아에는 정답이 없다고 하셨지만, 육아를 안해본 제가 생각하기에 부모가 자녀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가외의 선물은 머리말에서 쓰신 것처럼 '다양한 경험과 체험'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청소년기에도 스스로 노력해서 채워나갈 수 있는 부분이지만, 저처럼 도전적이지 못한 자녀들도 있으니까요.
이듬해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딸 서윤이와 함께 7개월 동안 세계각국을 다니며 '생활육아'를 하는게 얼마나 큰 부담일지 짐작이 안되지만, 어린시절에 이렇게 넓은 세상을 다니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 경험이 서윤이에게는 정말 큰 자산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코로나19 이전에 여행을 마쳐서 정말 다행이고, 책을 보면서 저는 조지아, 안도라에 가고 싶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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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쪽
육아휴직을 하고 오른 여행길이다 보니, 서윤이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내 뿌리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 강박관념에 바쁘게 돌아다녔지만, 그건 아이를 위한 정답이 아니었다.
(중략)
서윤이는 주노와 함께할 때면 나와 단둘이 있을 때보다 더 많은 걸 배우고 더 열정적으로 세상에 뛰어들었다.
(중략)
이 깨달음을 계기로 나는 여행을 대폭 수정하기로 했다. 서윤이가 친구와 어울릴 수 있는 시간을 더 많이 만들어주기로 결심했다. 이제는 어딜 가더라도 관광 욕심은 접고, 아이가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부터 찾기로 다짐했다. 그리고 서윤이가 좋아하는 친구를 만나면 내가 먼저 엄마들 무리로 가 인사를 건네고 내일도 같이 놀자는 말을 건넬 것이다.
서윤이와 세계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했을 때 내가 상상한 서윤이의 모습이 있다.
(중략)
언어, 종교, 인종 그런 거 다 필요 없고 미소로 먼저 다가가 손내밀 줄 아는 멋진 녀석.
236쪽
"결혼하고 아이가 태어나면 다들 알게 되겠지만, 부모라는 건 피할 수 없는 일 같아요. 힘들다고 도망칠 수도 없고, 아이를 어떻게 키울지가 인생 최대의 숙제가 되죠. 아이가 경험을 많이 하고 자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육아휴직을 결심했어요. 아내와 함께 못 온 게 아쉽지만, 서윤이도 저도 많은 걸 경험하며 여행하고 있어요."
265쪽
세계여행을 하며 서윤이가 변하고 있음을 느낀다. '가질 수 있는 것'과 '가질 수 없는 것'이 명확해졌고, 돈이 없어 굶주리는 사람을 본 이후로는 아빠의 주머니 사정에 더욱 신경 써주는 눈치다.
298쪽
왕복항공권을 제외하고 주머니에 딱 200불만 넣어 미국 땅을 밟았다. 4개월간 그랜드캐니언에 있는 호텔에서 청소를 하며 다양한 나라의 사람과 내일에 대한 걱정 없이, 그저 그 순간을 즐기며 시간을 보냈다. 그때의 시간은 내 삶에 확실한 전환점이 되어 주었다.
그곳에서 받은 가장 큰 충격은 미국인들은 현재를 살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친구들은 항상 이렇게 물었다.
"이번 주에 뭐 할거야?"
"지난주에 뭐 했어?"
"난 주말에 이거 할 건데 같이 할래?"
그들의 관심사는 대부분 '이번 주에 무엇을 할지'였다.
한국에서 나는 미래를 위해 현재를 살았다. 그리고 그 미래는 계속 뒤로 밀리기만 했다. 그리고 그 미래는 계속 뒤로 밀리기만 했다. 대학만 가면, 취업만 하면, 집에서 독립만 하면, 결혼만 하면, 아이만 키우면, 승진만 하면... 그래서 나는 결정했다.
'인생 미리 즐긴 놈이 승자지!"
335쪽
(192일간의 여행을 마치고 귀국한 지 두 달 후)
"서윤아, 학교 가면 모르는 친구도 많고, 같은 유치원 졸업한 애들끼리는 서로 친하잖아. 어울리기 힘들지 않아?"
"아빠, 애들 다 한국말 하는데 무슨 걱정이야. 괜찮아, 재미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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