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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쪽
내게 반해버린 타인의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일. 남의 힘을 빌려서 겨우 자신을 사랑하는 일. 그런 구원이 좋은 연애에서는 일어난다.
92쪽
생일 알림 기능을 끄지 않으면 카톡은 하루 종일 내 프로필 사진 옆에 케이크 이미지를 띄워놓을 테고, 애매하게 친한 친구들과 친척들이 기프티콘을 보낼 테고, 그 기프티콘 내역을 보며 나는 우리가 새삼 얼마나 서로를 모르고 있는지 실감할 테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친절함에 감사를 표하기 위해 열심히 답장할 것이다. 답장을 쓰면서 우리가 서로를 얼마나 오해하고 있는지도 실감할 것이다.
161쪽
몸에 힘을 풀고 있어도 뱃가죽이 딴딴한 느낌. 그건 매일 운동을 해놓은 자의 감각이다. 지난 십 년간 이 느낌과 함께 살아왔다.
197쪽
책의 맨 뒷장을 판권면이라고 부른다. 편집자들의 이름은 그곳에 적혀 있다. 작은 글씨로 말이다. 나는 그 글씨의 크기가 언제나 너무 작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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