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최저기온이 10도 이상으로 올라와야 자라기 시작하는 호박, 고추, 가지, 토마토와 같은 아열대 작물을 심고 나면 텃밭의 빈 공간도 없고, 하지가 될 때까지는 별로 할 일이 없습니다.
앞으로 한 달 동안은 주기적으로 잎채소를 수확하면서 밭에서 자라는 잡초를 뽑고, 가끔 예초기를 돌려주면 되니까요.
(올해처럼 매주 비가 적절하게 내리면 잡초들이 엄청 자라죠.)
10평도 안되는 면적이라 4년째 멀칭 비닐을 안쓰고 채소를 심고 있는데, 수확하는 농사보다는 원예일처럼 정원을 가꾸는 농사를 짓자고 마음먹어서 내린 선택이지만, 잡초 김매기가 생각보다 시간을 많이 잡아먹어서 고역이긴 합니다. 민들레, 바랭이, 괭이밥, 나도봉동사니, 벼룩나물, 명아주, 쇠비름, 별꽃.. ㅠ.ㅠ
이 시간 동안 오디와 앵두부터 살구, 매실, 블루베리가 차례로 익어가는 걸 기다리면 되고요.
특히 남은 5월 동안에는 아직 모기도 없는 시기이고 낮기온도 아주 높지 않으니 농막 폴딩도어와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유유자적하게 쉬기에 딱 좋죠.
원래 뿌리작물들은 사서 먹자고 생각했었는데, 올해 처음으로 감자와 당근을 심어봤습니다. 솎아주기를 하면서 보니 나중에 캘 때 재미있을 것 같네요.
나일론줄 예초기는 힘이 약하니 잡초들이 웃자라기 전에 베어야 합니다. 제 예초기를 보니 김선생님께서 가솔린 예초기를 메고 오셔서 도와주시네요. 이도날이 아닌 똑같은 나일론 줄인데도 확실히 가솔린이 힘이 좋아요. 풀을 베고나면 밭이 더 넓어보이죠.
김선생님은 매년 모내기할 모판을 직접 키우시는데 다음주말에 모내기를 하신다네요. 가지런한 초록 모판은 참 보기 좋은 풍경입니다.
오늘의 저녁은 데친 머위잎, 머위줄기나물, 마늘쫑 볶음, 마늘쫑 된장국. 어릴 적에는 귀한 줄 모르고 소시지나 햄을 달라고 심통을 부렸던 소중한 밥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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