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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화 : 왜 급수 니플 쪼는 걸 못하니

아무튼, 농막

by 태즈매니언 2025. 4. 27.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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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농막>

203화 : 왜 급수 니플 쪼는 걸 못하니

봄나들이 하기 좋은 날은 텃밭일하기 좋은 날이기도 합니다. 일년에 이런 날이 두 배만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엊그제 제 농막을 지어주신 마룸 부부께서 병아리들 구경하시고 놓고 가신 모종 선물들이 저를 반겨주네요. 오이와 고수, 열무! 고수는 심어둔게 있긴 하지만 워낙 추대가 빨리 올라오니 시간차로 수확하면 될 것 같습니다.

 



우선 작년에 만든 남향 틀밭에서 꽃이 피어버려서 잎새가 더 나올 일이 없는 루꼴라를 수확해줍니다.

 



토양살충제를 안치는 게으른 주말농부의 텃밭이라 호미질 하면 보물찾기하듯 굼벵이가 나오네요. 닭들이 별식 중에서도 제일 좋아하는 단백질식단이라 잘 챙겨둡니다. (혐짤 주의)

 



이제 4년생인 아스파라거스는 먹을만한 굵기로 줄기가 나오네요. 일주일만에 왔더니 세 그루 중 두 그루는 이미 줄기가 활짝 펴서 못먹겠어요.

 


분홍색 모과꽃, 흰색 체리꽃, 종모양으로 생긴 블루베리꽃들이 피어 있으니 겨우내 굶주렸던 벌들이 붕붕거리며 꽃가루를 따갑니다.

 

모과꽃
체리꽃
종모양의 블루베리꽃



그늘막 삼아 붙인 트렐리스를 타고 머루나무들이 쑥쑥 자라네요. 2년생이라 열매는 언제부터 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올해부터는 충분히 그늘을 만들어줄 것 같습니다.

 



캠벨 포도나무도 잎이 나오기 시작했고, 매실과 살구는 손톱크기로 이제부터 무럭무럭 자라날 예정입니다.

 

 



실버 레이스드 오핑턴 사남매는 잘 지내고 있네요. 철망 밖에서 풀을 뜯는 다자란 암탉들을 오늘 처음 봤는데 처음엔 도망가더니 점차 익숙해진 모습입니다.

 



닭멍을 하고 있는데 계속 봐도 급수통에 붙은 네 개의 급수니플을 쪼아 물을 먹는 모습을 못봐서 혹시 애들이 아직까지 물 먹는 법을 모르나 싶어 제가 들어가서 니플을 쿡쿡 눌러주니 목이 말랐는지 달려들어서 바닥에 고이는 물을 쪼아 마시네요.

 



지금까지 수분은 비오는 날 아니면 풀을 뜯어서 섭취했던 것 같습니다. 닭은 붉은색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습성이 있어서 당연히 호기심에 니플을 쪼아봤을줄 알았는데 이런. ㅠ.ㅠ

계속 니플을 눌러서 이렇게 하면 물이 나온다는 걸 보여주는데도 사남매들은 니플은 보지도 않고 니플을 누르면 뚝뚝 떨어지는 물을 쪼아마시는데 바쁘네요. 결국 끝까지 못배웠습니다. 그렇다고 금세 더러워지는 물그릇에 익숙해지면 안되니 계속 시도해서 니플에서 물먹는 법을 가르치렵니다.

 



마늘 재고가 많고 아스파라거스와 쪽파를 많이 수확했으니 오늘 저녁 메뉴는 올해 첫 올리브유 야채오븐구이!

 



(204화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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