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올해의 미숙(2019)

 

한량처럼 지내는 것 같지만 2주 연속으로 주말 중 하루를 사무실 휴일근무로 바친 끝에 맞은 소중한 휴일입니다.

요새는 지적인 호기심이 별로 들지 않다보니 만화와 픽션이 끌리네요. 워낙 논픽션에 편중된 책읽기를 했으니 마음 가는대로 올해는 소설을 많이 보려고 합니다.

<올해의 미숙>은 아마도 신림동에서도 언덕배기의 난곡마을 같은 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쓸 것 같은 내 또래의 여자아이로 보이고, 어린 시절에 '미숙아'라는 짖궂은 호칭으로 불리던 장미숙이 사회인이 될 때까지의 경험을 담은 한 권짜리 장편만화입니다.

아주 나쁘다고는 할 수 없는 가정이었지만, 가난이 갉아먹은 구멍들이 만들어지는 어른들의 미숙함, 천재지변처럼 찾아오는 사고와 질병, 어른들의 보호를 받지 못한 기색을 사냥개처럼 잘 맡는 주변 아이들의 모습들 속에서도 미숙은 남탓을 하지 않고 감내하며 최선을 다해 살아갑니다. 남들처럼 언젠가 받을지도 모르는 상속재산 대신 발견되지 않았으면 하는 다른 걸 받을까봐 두려워하면서요.

가난한 집 아이들은 빨리 어른이 되는 이유를 보여주는 작품이었고요.

예전에 봤던 작품이긴 한데 임솔아 작가님의 <최선의 삶>을 연상시키길래 도서관에서 다시 빌려와서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