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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안장혁 역]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2010)

독서일기/유럽소설

by 태즈매니언 2015. 1. 2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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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퇴근하면 책 읽을 시간이 많다. 사춘기 때 기회를 놓치다보니 항상 굳이 뭐 읽어 했던 책들. 그 중에 이럴 때 안읽으면 평생 안읽을것 같아 집어든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다 읽고나니 헤세의 <수레바퀴 밑에서>나 뮐러의 <독일인의 사랑>을 십대에 읽었기에 지금도 진한 추억이 남아있는 것처럼 이 책도 십년전쯤에 읽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싶다.


어설픈 설정이나 장황한 서술들이 종종 눈에 들어왔지만, 상징과 플롯들을 통해 물이 젖은 수건을 타고 올라가듯 서서히 자살에 대한 암시 수위를 높여가며 필연적인 해결책으로 납득시키는 글솜씨는 스물다섯 살이란 당시 괴테의 나이에 비추어 상당하다.


소설 구조상 미친남자 하인리히와 사별한 여주인의 짝사랑한 머슴이라는 두 인물을 통해 연민에서 비롯된 자기동일시가 벌어지는데 그게 개인적 체험과 실화에서 나왔었다니...


같은 항로를 목적지로 출발한 범선들이 바람과 조류를 접하는 시간적 차이에 따라 뿔뿔히 흩어지는 것처럼 내 인생의 고비에 내렸던 결정들도 큰 파도에 올라타서 키를 돌렸던 적이 많았었지.. 하고 잠깐 생각.


오랜만에 서간소설을 읽다보니 이물감이 드네. 생각나면 이렇게 바로 페북에 끄적거릴 수 있고 수십명의 빌헬름들의 타임라인에 이 글을 노출시킬 수 있는 시대. 앞으로도 과연 편지라는 매체의 매력을 사람들이 여전히 간직할 수 있을런지. 아마도 LP처럼 우리곁에 남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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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쪽

사실 지위는 전혀 중요하지 않고 최고의 자리를 처지한다고 최고의 역할을 하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모르는 바보 같은 인간들이지! 왕은 장관에게, 그리고 장관은 비서에게 휘둘리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그렇다면 제일 윗자리를 차지하는 자는 누구인가? 내가 보기에는 상대방의 모든 면을 파악한 후, 그들의 힘과 열정을 제 계획을 실현하는데 발휘하도록 하는 역량과 책략을 가진 사람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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