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의 번역자는 '~습니다'체를 사용하고 있고 상당히 문어적이고 공손하게 번역을 했는데 과연 마루야마 겐지가 의도했던 어투인지는 의문이다. <인생따위 엿이나 먹어라>를 번역한 어투가 저자가 원래 의도했던 바가 맞을 것 같다. 소위 '무기제작법'까지 설명하며 열변을 토하는데 말투가 공손하면 웃기지 않나.
시골생활에 대한 저자의 생각에 모두 동조하지는 않았지만 나도 어릴적 면단위 시골에 살았던 경험이 있고, 우리나라든 일본이든 시골문화는 참 비슷하구나 싶어서 재미있었다.
나도 노후에 전원생활을 꿈꾸고 있게 귀담아들을만한 조언이 꽤 있었다. 아는 지인 서너가구와 함께 경기도 인근의 소읍에서 살고 싶은데 마당을 포기하고 도시의 빌라를 매입해서 옥상을 쓰는 것도 나쁘지 않는 선택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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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쪽
직장을 그만두고 천천히 생각하겠다. 당분간은 목적을 생각하지 않겠다. 좀 쉬고 즐기면서 차츰차츰 결정해 가겠다. 여기저기 문화센터를 돌아다녀 보고나서 기호에 맞을만한 취미를 찾아보겠다. 패키지 여행으로 외국에 나가 나를 찾는 여행을 시작해 보겠다. 대학 동창회에 얼굴을 내밀어 예전의 마냥 좋던 시절의 친구가 어떻게 사는지 참고해 보겠다.
혹시 이런 생각밖에 떠오르지 않는다면 그것은 분명 홀로서기를 하지 못하고 빈둥빈둥 허송세월만 보냈다는 결정적인 증거일 수밖에 없습니다.
40쪽
농촌의 인구가 왜 그렇게 줄어드는지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당신이 멋지게 생각하는 삶을 왜 젊은이들이 저버리고, 당신이 기피하는 도시로 떠나선 정년퇴직해서도 돌아오지 않을까요.
그것은 농사일이 고되고, 채산에는 맞지 않으며, 고령자의 체력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는 현실을 익히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56쪽
매일 술을 마실 수 있게 된 것은 고작 수십 년 전부터입니다. 그전에는 기껏해야 명절이나 관혼상제 때, 마을 행사나 축하할 일이 있을 때 마셨습니다. 당시 사람들 사진을 보면 눈이 빛나고 날카롭습니다. 야무진 인상을 주고 살아보려는 기개로 충만합니다.
159쪽
당신의 시골 생활의 정점은 땅을 사고, 집을 짓고, 그 지역으로 이주했을 때입니다. 신축 기념, 이사 기념, 새 출발 기념을 하려고 도시에서 사귄 친구들을 초대해 마당에서 바비큐 바티를 연 날이 행복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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