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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마 유키오/허 호 역] 금각사(1956)

독서일기/일본소설

by 태즈매니언 2015. 8. 9.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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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이라는 필터를 거쳤는데도 이런 아름다운 문장이라니. <가면의 고백>처럼 책의 한 장을 넘길 때마다 유려한 문장에 거듭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5월에 봤던 금각사와 아라시야마, 란덴열차와 기온거리. 그리고 유흥준 교수의 답사기에서 읽은 것들. <금각사>를 적절한 타이밍에 읽어서 더 좋았다.

 

빌려서 읽었지만 이 소설은 책장에 꽂아두고 교토에 갔다올 때마다 꺼내서 읽게될 책이라는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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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쪽

 

모름지기 생명이 있는 것들은, 금각처럼 엄밀한 일회성을 지니고 있지 않았다. 인간은 자연의 온갖 속성의 일부를 담당하여, 대체할 수 있는 방법으로 그것을 전파하고, 번식시키는 존재에 불과하였다. 살인이 대상의 일회성을 멸망시키기 위한 행위라면, 살인이란 영원한 오산이다.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하여 금각과 인간 존재와는 더욱더 명확한 대비를 보여, 한편으로는 인간의 멸망하기 쉬운 모습에서 오히려 영생의 환상이 떠오르고, 금각의 불괴의 아름다움에서 오히려 멸망의 가능성이 느껴졌다. 인간처럼 필멸하는 것들은 결코 근절되지 않는다. 반면에 금각처럼 불멸의 것은 소멸시킬 수 있다. 어째서 사람들은 그러한 점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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