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재판에 대해 아는게 없어서 고른 책이다. 형사정책적인 측면을 더 기대했었는데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의 소년부 법관버전에 가까운 책이었다.
물론 소년보호 재판과 10가지 소년보호처분, 소년분류심사원의 기능, 사법형 그룹홈인 '청소년회복센터'의 기능과 사례까지 이 책을 통해 많은 자식을 얻었다.
하지만, 부족한 현실을 잘 아는 분으로써 개선해야할 지점을 좀 더 강하게 지적하고 분노해도 괜찮았으리라 생각했다. 천종호 판사님은 그럴 때마다 한발짝씩 물러서서 온유하게 가볍게 돌려 말하는 정도에서 멈추셨고. 그랬기에 다들 좋아할만하고 선물하기 좋은 에세이가 되었지만 박경철씨 책처럼 독자도 멀거니 지켜보는 시선으로 읽고 지나가는 느낌이었다.
각급학교의 학폭위원들을 맡고 있는 동기들에게 짬날 때 읽어보길 권하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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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쪽
피해자에게 깊이 사죄해 용서를 받고 이로 인해 재판에서도 선처를 받게 되면 가해자는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큰 고마움을 느끼는 동시에 더욱더 죄스러운 마음을 갖게 된다. 그렇게 되면 다시는 피해자를 괴롭히려는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189쪽
창원지방법원에서 2011년도에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전체 소년들의 가정 현황을 보면 결손가정이 46.54%에 달한다. 결손가정이 아닌 경우엔 적어도 그 중 50% 이상의 가정이 저소득 빈곤층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사건 처리 경험으로 볼 때도 보호소년의 약 70% 이상이 결손가정이나 저소득 빈곤층 가정의 소년들이었다.
256쪽
법무부에 따르면 2012년 5월 현재 소년원 한 방의 평균 수용인원은 10~11명이라고 한다. 7~8명이 공동생활하는 곳도 있고 수용인원이 15명에 달하는 곳도 있다고 한다. 선진국 소년원은 1인 1실을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일본만 하더라도 한 방에 수감되는 소년범이 3,4명에 불과한 경우에 비추어보면 열악한 환경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의 소년분류심사원에 해당하는 소년감별소는 철저하게 1인 1실을 지키고 있다. 많을 경우 십수 명이 공동으로 생활하게 하는 우리나라의 소년분류심사원과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이다.
264쪽
청소년회복센터는 현재까지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하고 오로지 법원에서 지급하는 교육비와 자원봉사자들의 후원금 등으로만 유지되고 있다.
279쪽
아이들의 식탐은 청소년회복센터에서는 드문 풍경이 아니다. 폭식현상은 특히 센터에 온 초기에 자주 관찰되곤 하는데, 이는 애정결핍에 따른 심리적 공허감과 금연이나 외출 제한 등 자유의 제약으로 인한 심한 스트레스 때문에 일어난 일시적인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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