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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조 아감벤/박진우 역] 호모 사케르(1995)

독서일기/정치학

by 태즈매니언 2016. 7. 8.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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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 커리로 간만에 읽게 된 책. 너무 어려워서 몇 번이나 포기하려 했지만 겨우겨우 읽었다. 번역이 매끄럽지 않은 것도 있지만 원문 자체가 난해하고 다른 학자들을 인용하거나 다른 이들에 대한 코멘트가 많아 철학사 지식이 부족한 나로서는 맥락을 파악하기 힘든 부분이 많았다. 이런 걸 독후감이라고 하면 안되고 그냥 한번 읽으려 시도했다는 기억을 남기기 위한 글일뿐이다.

 

아감벤은 인간의 생명을 '조에(Zoe:살아있음. 자연생명)'과 '비오스(Bios:가치있는 삶, 정치적 삶)'으로 나누고 있다. 그는 서양의 정치는 벌거벗은 생명을 '배제적으로 포함'(그가 즐겨사용하는 역설적 표현)하고 있다고 본다. 살해는 가능하지만 희생물로 바칠 수 없는 벌거벗은 생명을 '호모 사케르'라는 재발견한 단어를 통해 표현하고 있다.

 

이 책에 드러난 그의 사상을 이해하려면 아리스토텔레스, 하이데거, 발터 벤야민, 칼 슈미트, 한나 아렌트, 미셀 푸코 등을 읽었어야 할 것 같은데 난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 외에는 읽어본 책이 없다. 그래서 아감벤이 이들의 사상을 인용하며 코멘트하는 내용들을 소화하지 못했다.

 

아감벤이 이야기하는 호모 사케르와 생명정치의 개념을 파악하기는 어려웠다. 푸코가 계보학으로 밝힌 근대적 국가장치에 대한 '감옥'의 개념대신 아감벤은 '수용소'를 제시한다. 수용소의 생명은 '죽게 내버려 두거나, 살게 내버려 두지 않고, 살아남게 하는 생사여탈권을 가진 주권의 통치를 받는 벌거벗은 생명들이 모인 곳'이다. 그나마 '주권자는 법질서의 외부와 내부에 동시에 존재한다'는 칼 슈미트의 발언의 의미정도는 법학 교과서 덕분에 이해했다. 하지만 '예외관계'를 "무언가를 배제시킴으로써만 그것을 포함하는 극단적인 형태의 관계"라고 하는데 말이 너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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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쪽

 

사케르란 건드렸을 경우 자신이나 남을 오염시키는 그런 사람 혹은 사물을 가리킨다. 여기서 '신성한' 또는 (대략 유사하게는) '저주받은'이라는 이중적 의미가 유래한다. 사람들이 지하 세계의 신들에게 바친 죄인은 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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