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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아 프릴랜드/박세연 역] 플루토크라트(2012)

독서일기/정치학

by 태즈매니언 2017. 1. 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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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 크리스티아 프릴랜드는 그리스어로 부를 의미하는 ‘plutos’와 권력을 의미하는 ‘kratos’의 합성어인 ‘Plutocrats’라는 제목의 이 책에서 부와 권력을 다 가진 최상층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책의 부제이자 주제가 바로 ‘The Rise of New Global Super-Rich and the Fall of Everyone Else’고요.

 

세계 각지의 다양한 신흥부자들과 그러한 기회를 얻지 못한 나머지 사람들을 대조하면서 대압착 시대를 지난 도금 시대와 날강도 귀족의 시대와 유사한 점과 다른 면을 보여주는데 비슷비슷한 사례가 많아서 중간에 좀 지루하더군요. 이 책에서 다룬 에피소드 중 상당수가 언론보도 등을 통해서 이미 접한 내용들도 많아서 그랬던 것 같네요.

 

차라리 분량을 좀 줄이고, 결론을 보완했으면 싶더군요. 정작 궁금한 내용은 결론에서 2~30 페이지 살짝 다루고 덮어서 당황했습니다. 결론에서 플루토크라트를 성장시킨 체제와 베네치아의 코멘다 시스템을 비교하면서 귀족명부인 <황금의 책> 이후 공식적으로 사회적 유동성을 금지시킨 후의 경제적 쇠퇴를 다루던데 이 내용들이 궁금했는데 다른 책으로 다를 생각인지 말이죠.

 

게임의 규칙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바꿀 수 있는 힘을 갖게 된 플루토크라트들이 자신들을 성장시킨 학력을 통한 사회적 유동성을 보장하는 지식기반 경제의 선순환을 유지시킬 것인지 아니면 조 스터드웰이 <아시아의 대부들>에서 관찰했던 동남아시아의 부자들처럼 국내의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안정적인 지대추구 경제시스템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옮겨갈 것인지 말이죠.

 

선진국 중하층들의 불안감과 이미 충분한 성취를 이룬 플루토크라트의 안정희구 성향이 브렉시트와 트럼프 당선으로 촉발되는 것 같은 보호무역주의의 회귀와 결합하면 세계가 동남아시아가 되는 상황도 가능하니까요.(별로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만)

 

전 이 책보다 프릴랜드의 전작인 <세기의 세일:러시아의 두 번째 혁명이야기>가 더 재미있을 것 같네요. 나중에 찾아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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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1쪽

 

노벨상을 수상한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로버트 머턴은 적절한 연구 주제를 선택하는 재능이 연구 그 자체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1968년에 머턴은 이렇게 썼다. <그들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뿐만이 아니라, 문제를 발견해 내는 방법을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근본적으로 중요하는 문제를 끄집어내는 안목과 분별력이라는 사실에 대한 강한 확신을 드러내고 있다.>

 

한 노벨상 수상자에 대한 머턴의 이야기는 똑똑한 친구들에 대한 버핏의 인용을 떠올리게 만든다. <중요하지 않은 실험 역시 힘들다. 때로는 중요한 실험보다 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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