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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도어 존 카진스키/한아람 역] 반기술 혁명 왜? 어떻게?(2018)

독서일기/정치학

by 태즈매니언 2022. 6. 26.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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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사회와 그 미래>로 유명한 테러리스트이자 사상가 시어도어 존 카진스키의 2018년 개정판 <Anti-tech Revolution : Why and How>가 번역되었길래 냉큼 구매했다. 종신형 복역 중인 1942년생 저자의 여명이 얼마 남지 않아 마지막 저자일 것 같아서.

 

번역자가 미국에서 컴퓨터과학을 전공한 1993년 남성이라는 점도 눈에 띄더라.

 

칼 맑스가 세 권의 두툼한 자본론으로 자본주의의 몰락과 공산주의의 출현을 전망했지만 공산주의 혁명을 어떻게 달성할지에 대해서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던 것과 달리 카진스키는 이 책으로 자신이 예언한 반기술 혁명의 성공을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전편 <산업사회와 그 미래>의 놀라운 통찰력이 깊어졌길 기대하며 '?'에 대한 이야기들을 기대했는데 거의 모든 논의가 '어떻게'에 대한 내용이었다.

 

과연 평생 두세 명의 사람이라도 이끌어 본 경험이 있나 궁금한 카진스키 자신이 책으로 공부해서 사람들을 조직해서 혁명을 시도할 방법들을 길게 설명했지만 별로 도움될 것 같지는 않았다.

 

자본주의, 세계화, 중앙화 등은 건드리지 않으면서 현대 기술 그 자체를 제거해야 한다는 혁명이 과연 가능할 것인가? 인류가 전기와 상하수도, 하다못해 에어컨이나 냉장고를 포기하고 반기술 혁명에 동참한다는 상상이 안된다.

 

내가 생각한 개연성 있는 반기술 혁명은 근미래에 대부분의 인간들은 불필요해지고, 환경파괴와 기후변화, 화석연료 고갈 등으로 인해 서울과 같은 대규모 메갈로폴리스를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서울은 에너지, 식량의 갈취, 쓰레기의 배출 등을 위해 지금보다 더 억압적으로 지방을 착취하면서, 서울에서 물려받은 것 없는 지방출신 청년 1인의 최소한의 거주비용이 그가 올릴 수 있는 가능한 소득보다 높아져서 거주 이전의 자유도 없어진 상황에서 메갈로폴리스와 나머지 지역의 갈등이 전 지구적으로 일어나는 것인데 이것도 무척이나 가능성이 낮아보인다.

(그런데 중앙화도 건드리지 않은 반기술 혁명이라..)

 

이 책을 번역해서 내준 출판사에게 고맙지만 아쉬운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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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경제적 경쟁의 압박 때문에 세계의 주요 자기증식 체제들은 지금도 불필요한 인간들을 어느 정도 냉혹하게 처리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 은퇴자, 장애인, 실업자를 비롯한 비생산적인 사람들을 위한 보조금이 상당히 줄어드렸으며 미국에서는 빈곤층이 증가하고 있다. 물론 어느 정도의 증감은 있겠지만 이 사실들은 미래의 전반적 경향을 잘 보여준다.

 

205

 

결국에는 위기, 또는 혁명가들이 위기를 유발할 수 있을만큼 심각한 재앙이 찾아올 것이다. 익숙한 생활방식을 유지하는 것은 더 이상 불가능할 것이며, 사람들의 육체적, 심리적 욕구를 해소해주던 기술 체제의 기능은 망가질 것이며, 사람들은 현존 사회질서에 대한 일체의 존중과 자신감을 잃고 절망하거나 분노할 것이다. 이 때 혁명가들이 개입해 사람들을 목적으로 고취시키고, 조직하고, 그들의 절망감과 분노를 실용적인 행동으로 이끌어주지 않으면, 이들의 절망과 분노는 곧 체념과 냉소로 퇴화할 것이다. 이 사람들은 절망하고 분노했으며, 혁명가들이 그들을 고취시켜 주었기 때문에 그들에게 얼마나 심각한 위험이 다가온다 한들 기술 체제를 무너뜨리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242

 

물론 저항 세력도 기성 권력 구조를 상대로 기술을 사용할 수 있으므로 미래의 헉명은 과거와 현재의 혁명과 동일한 방식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며, 반기술 혁명의 결과는 권력자와 반기술 헉명가들의 기술적 역량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그러므로 반기술 혁명가들이 기술적으로 유능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289

 

지구공학은 한번에 정확히 성공해야 한다. 새로운 기술적 해결책은 주로 반복된 시행착오를 거쳐 개선되며, "한번에, 정확히" 성공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므로, 지구공학에 대한 대중의 우려는 대단히 합리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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