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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채식주의자(2007)

독서일기/국내소설

by 태즈매니언 2016. 8. 17.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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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맨부커상 수상의 소란스러움이 지나가는 시점에 노동조합에서 구입해서 서가에 비치한 걸 발견하고 냉큼 집어왔다. 돈 주고 산 책들은 언제든지 읽을 수 있겠거나 하는 생각에 계속 못 읽고 있는데 이렇게 빌려온 책, 그 중에서도 오래 들고 있으면 민폐인 신간들은 아무래도 성실하게 읽게 된다.

 

소설의 경우 작년엔 국내작가와 해외작가를 반반씩 읽었는데 올해는 이 비율이 1대2로 바뀌었다. 사놓고 못 읽고 있는 소설들도 태반이 외국작가의 작품이고.

 

세 편의 중편소설이 연작으로 묶인 책인데 릴레이식으로 시점을 바톤 터치하는 구성을 어느 작품에 봤는지 기억이 안나네. 맨 처음 이런 구성을 본 건 아마 영화 <중경삼림>이었지, <몽고반점>과 <나무 불꽃>은 최인석씨가 쓴 <연애, 하는 날>이 연상되더라. 소재 자체가 신선하다는 것도 장점이었지만, 세 편의 중편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한국사회의 중년들이 흔하게 갖고 있는 범상한 욕망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사회적으로 패턴화된 욕망이 아닌 자기만의 욕망을 추구하는 이들의 방해(?)로 인해 괴로워하는 심정에 대한 묘사가 기억에 남는다. 내 취향까진 아니지만 괜찮게 읽었다.

 

이런 부분이 동시대 같은 땅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쓴 국내소설의 강점인 듯 싶다. 김영하씨가 토로한대로 수천년전부터 전세계의 작가들과 경쟁해야하는 이 치열한 경쟁시장에서 문학을 하시는 분들을 위해 이 정도 홈어드밴티지는 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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