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그렉 이건/김상훈역] 쿼런틴(1992)

독서일기/SF

by 태즈매니언 2017. 6. 22. 00:05

본문

 

독서가 페친님들께서 높이 평가하셨던 그렉 이건의 <쿼런틴>을 도무지 구할 수가 없어 결국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었습니다. 워낙 여러 가지 사고 실험이 많이 깔려 있는 하드 SF라 진도가 참 안나가더군요. 알고보니 테드 창이 좋아하는 작가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다 읽고 난 느낌이 류츠신이 주는 변방의 개성과 테드 창의 박식함을 베이스로 조지 오웰의 <1984>을 섞은 복잡 미묘한 맛의 칵테일 맛이랄까요?

 

무려 25년 전인 92년에 나온 출판된 책이지만 작가가 그리고 있는 2066년의 미래사회가 상당히 개연성 있어 보였습니다. 나노 테크와 뇌신경학의 발전방향에 대한 관점도 신선하고, 양자 역학의 해석을 통해 기독교 세계관을 재발견하는 느낌인 부분도 인상 깊었고요. 다만 에필로그가 꼭 필요했는지 의문이 들긴 합니다. 제 과학적 소양이 부족하다보니 내용을 소화하기 역부족이라 아쉽네요.

 

행복한책읽기 SF총서를 기획하셨던 김상훈 평론가님이시니 믿고 보는 번역이었지만 이 책은 다른 책들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고생하시지 않았을까 싶네요. 국내에 번역된 그렉 이건의 책이 이 작품뿐이던데 읽어보면 그의 다른 작품들을 번역할 엄두가 안 날만 합니다. 이렇게 귀한 책이니 정가 1만 원의 절판본을 온라인 중고서점에서 8만 원에 판다고 올리는 용자도 있는 거겠죠. 행복한책읽기 SF총서가 18권에서 멈췄던데 책 좀 사면서 응원해줄 걸 싶어 후회되네요.(임명묵님께서 선물해주셔서 재미있게 읽었던 해리 터틀도브의<비잔티움의 첩자>도 이 시리즈 였다니!)

 

그렉 이건이 오스트레일리아 북서부 도시 퍼스(황량한 오지로 둘러싸인 기후 좋은 곳으로 알고 있는데 묘하게 우주 속 지구랑 겹쳐 보입니다.)에 살고 있다던데 중간에 서울도 언급되고 하는 걸 보니 아시아에 대한 거리감이 남동부 거주자와는 좀 다르구나 싶더군요.

 

뻘소리지만 SF는 표지에 그냥 그림을 안 넣는 게 낫지 않을까요? <삼체>처럼 황당한 수준의 표지는 아니지만 책 내용과 전혀 상관없는 그림을을 넣느니 그냥 깔끔하게 민무늬로 하시지. ㅎㅎ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