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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야오팅/이진복 역] 칭기스 칸 평전(2004)

독서일기/인물

by 태즈매니언 2017. 6. 26.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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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썩어버리는 듯한 고통으로 읽은 이 책은 중국 베이징대학교 역사학과 교수로 몽골사와 베이징문화사를 전공했다는 작고한 주야오팅 교수의 2004년작인데 최근 번역되었습니다. 2005년 중국 CCTV에서 제작한 칭기스 칸 일대기 <성길사한>(국뽕 그득한 망작)의 원작격이라는 걸 알았으면 이 책 읽지도 않았을텐데. ㅠ.ㅠ

 

이미지로 올린 머리말 첫 페이지만 읽어도 느낌이 올 겁니다. 얼마나 개소리하나 싶어서 보긴 했네요. 중국 역사학계의 주류가 얼마나 민족주의에 경도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용도라면 모를까 다른 면에서는 어떤 가치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이런 책의 번역판 제목을 <칭기스 칸 평전>이라고 했는지. 출판사도 너무 해요.

 

뭐, 중국이 동북공정으로 역사 왜곡한다며 우리나라 학계에서 같은 식으로 이런 책이나 논문 내놓으면 국제 사학계에서 어떤 취급 받을지 반면교사의 기회는 되겠네요.

 

참고문헌에 오로지 중국 서적 밖에 없는 걸 보니 한자로 쓰여지지 않은 1차 문헌은 해독도 못하는 사람같고, 공산주의 역사이론에 따라 몽골사회를 고대 노예제 사회로 보는데 왜 그렇게 구분하는지 별다른 논거도 없고 아무 말 대잔치가 따로 없네요.

칭키스 칸 연구에 정통한 서구나 일본 학자들에 대한 언급도 거의 등장하지 않고, 700페이지가 넘는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인용하는 사료들이 매우 적은 데다 호라이즘 왕국 이후의 서방 원정에 대해서는 정말... 개인 블로거 포스팅보다 못해요. --;

 

무엇보다 참기 힘들었던 것은 한 때 당시 알려진 세계의 5분의 4의 땅에 720여 종족을 지배했던 '예케 몽골 울루스'를 중국사에 포함시키고, 중국인인 자기네 조상 칭키스 칸의 위업을 본받아 참된 중화 다민족 국가를 건설하자는 개소리가 책을 읽는 내내 나오고 마지막 장인 제8장 '칭기스 칸을 해독하다'에서 엑기스를 모아 한 번 더 설명해준다는 점입니다. 아 정말.. 우리는 이러지 맙시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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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4쪽

 

몽골족이 자고로 중화 민족 공동체의 일원이었다는 역사적 사실은 바뀔 수 없다. 
(중략) 
주지하다시피 칭기스 칸의 출생지는 몽골국 경내이다. 하지만 이 때문에 칭기스 칸을 중국인이 아니라고 볼 수 없다. 
(중략)
칭기스 칸이 몽골국을 건립한 후에도 그는 친히 정주에 가서 금나라에 공납을 바쳤다. 당시 몽골부가 매년 금나라 황제를 조회하지는 않았지만 자주 공납을 바쳤다는 것이 기록되어 있다. 이는 몽골 부족이 중화 민족의 일부분이었음을 설명하는 부분이다. 칭기스 칸은 태어날 때부터 당연히 중화 민족의 일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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