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반부터 종반부까지를 읽으면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색체가 없는 다자키 스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이 떠올랐다. 막상 그 소설을 읽을 때는 그다지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는데 신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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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1쪽
얽히고 설킨 혼란 가운데 커다란 피로감, 일종의 무력감 같은 것이 엄습했던 것이 기억난다. 마치 머리에서 기운이 완전히 빠져 버린 순간에 풀어야 할 수학 문제가 주어진 것 같았다. 어디엔가 먼 곳에 답이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힘을 내 거기를 향해 걸어갈 수가 없었던 것이다. 내 안에서 뭔가가 나를 포기시켰다. 어떤 목소리가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좋아, 그가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게 내버려 두자고. 그냥 그렇게 생각하게 하자고. 그렇게 해 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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