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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오 이시구로/하윤숙 역] 파묻힌 거인(2015)

독서일기/유럽소설

by 태즈매니언 2018. 9. 9.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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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권 되지 않지만 올해 읽었단 소설 중에서 가장 압도적이네요. 가즈오 이시구로가 5년만인 2015년에 발표한 이 작품이 그가 작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게 되는데 큰 기여를 한 것 같습니다.

시즌1만 보고 중단한 상태긴 하지만 18세기의 스코틀랜드를 배경으로 한 넷플릭스 드라마 <아웃랜더>(역사물 좋아하시는 분이시라면 추천합니다.) 덕분에 뿌연 물안개에 휩싸인 숲과 산속 풍경을 접한 게 소설의 풍경을 연상하는데 도움을 주더군요.

안개처럼 혼란스러운 망각과 기억이 섞여 있는 액슬과 비어트리스 부부의 사이, 제노사이드의 기억과 집단적인 망각과 기억에 생각해보게 만드는 색슨족 전사 위스턴과 소년 에드윈과의 서로 닿았는지 통하지 못했는지 애매모호한 대화내용 자체가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더군요. ...

그래서 저도 안개가 잔뜩 낀 시골길을 혼자 걷는 느낌으로 천천히 그리고 한 번에 조금씩 조심스럽게 읽게 됩니다.

다만, 중간중간에 번역어 때문에 흐름이 끊기네요. 아서 왕 전설이 남아있는 고대나 중세의 잉글랜드에 옥수수(165쪽)이 나오지 않나, 소년 에드윈에게 상처입힌 존재를 동양적인 ‘도깨비’라고 번역하는 건 좀. —; 그리고 액슬은 왜 비어트리스에게 중간중간 ‘공주’라 하는지.

근데 ‘다리 사이에 난 악마의 뿔(283쪽)’이라는 표현은 웃겼어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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