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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럿 필, 피터 필/이상미 역] 영국 디자인(2012)

독서일기/패션&인테리어

by 태즈매니언 2018. 9. 23.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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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권이 넘는 책을 공동으로 집필하거나 편집해온 영국의 디자인 역사 및 비평의 전문가 둘이 1710년부터 2012년까지의 영국의 디자인 걸작들을 소개한 책이다.

 

디자인에 대한 이 분들의 정의가 참 마음에 든다. '디자인이란 특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선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관념과 실행을 이른다.' 내 취향으로는 다소 기능주의적으로 들리지만 디자인의 본질을 잘 표현한 것 같다.

 

빅토리아시대인 1849년 개최된 <대영 박람회>에는 무려 10만 점의 디자인 제품이 출품되었다고 한다. 최초의 산업디자인 엑스포라 할만 하다.

 

박람회 개최 1년 후 출품작 중 일부를 상설 전시하기 위한 미술관(현재의 왕립예술학교)에 '잘못된 원칙에 따른 장식'이라는 전시실이 존재했다니. ㅋㅋ

 

이 전시실의 목적은 두 가지인데 첫째가 생산자들을 부끄럽게 만들어 더 나은 디자인 공예품을 생산하도록 하기 위한 것, 둘째가 대중에게 좋은 디자인과 그렇지 못한 디자인을 가르쳐 주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이 책에 나온 걸작들 중에 인상깊었던 작품들 사진을 골라봤다.

 

흑단 처리한 마호가니로 만든 고드윈의 찬장은 1867년작으로 일본풍의 영향을 받은 것인데, 서랍 손잡이 디자인만 빼면 지금 나온 디자인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다. 역시 일본의 영향을 받았다는 드레서의 2274번 모델 찻주전자 자도 마찬가지고.

 

보이지의 1883년작 백조의자는 고풍스러운 느낌은 들지만 한스 웨그너의 의자 peacock처럼 특징을 잘 포착했다.

 

벤슨의 탁상 조명은 1890년대 제작되었다는데 황동과 바셀린 유리라는 재질의 전등갓을 사용했는데 피어나는 튤립꽃처럼 아름답다.

 

교통인이다보니 1933년 헨리 벡이 제작한 런던 지하철 노선도도 인상깊었다. 요즘에야 거의 매일 보고사니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지만 8각형 격자 기반 노선도, 실제거리를 무시한 균일한 역간격, 노선별 다른 색상, 템스 강의 표시방법 등 당시에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많이 들어갔더라. 저자들이 시각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의 진정한 명작이라고 격찬할만 하다.

 

북유럽 느낌이 나는 밀른의 1947년작 팔걸이의자는 이게 2차 대전 직후의 궁핍한 영국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고급스러워 보인다. 경제계획을 위해 사치스러운 재료들은 수출품에만 사용하도록 한 정부 정책의 산물이라고 한다. 딱 내 취향이다. ㅎㅎ

 

1958년에 나온 랜드로버는 처음에는 옅은 녹색으로만 출시되었다고 한다. 사진을 봤을 때는 이것이 '브리티쉬 그린'이지 싶어서 하악하악 했다. 그런데 설명을 보니 전후 배급제 실시로 인해 전투기 내부를 칠하고 남은 페인트밖에 구할 수 없어서 군용 녹색으로 출시한 거라고. ㅋ

 

한정판이긴 하지만 전기차로 리마스터드된다고 하는 재규어 E type 시리즈 1, 유명한 유모차 브랜드인 맥클라렌은 항공기 엔지니어였던 그가 무거운 유모차때문에 고생하는 딸을 위해 개발한 작품이라고 한다. 1967년 출시되기 전까지 시제품을 무려 1천 개나 제작한 끝에 만들어진 한 손으로 5초만에 접을 수 있는 혁신적인 유모차였다고. 역시 세상은 엔지니어들이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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