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 갔다가 이 분 글이 책으로 나왔구나 싶어 반가웠다. 역시 출판사에서 이런 좋은 글을 그냥 둘 리가. 일본책들처럼 예쁜 일러스트까지 더해지니 더 마음에 들고.
나는 아래의 블로그 포스팅들을 정주행했는데, 작가가 보여준 초고를 미리 읽고나서 책을 보는 느낌이 들었다.
https://m.blog.naver.com/PostList.nhn?blogId=chosun4242
오전에는 소비를 예찬하는 책을 읽고 같은 날 이렇게 미니멀리즘을 지향하는 책을 읽는 게 약간 머리가 돈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내 안에서는 이 둘이 모순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특히 ‘마음을 다해 대충 하는 미니멀 라이프’라면.
저자와 같은 정도의 미니멀리스트는 아무나 될 수 있는 게 아니지만 저자가 미니멀리즘에 관심을 갖고 하나씩 실천해가는 모습들이 자기 치유의 과정이기도 하고, 선불교의 참선과도 비슷한 느낌이라 각별히 좋았던 책이었다.
이 책에 구구절절 공감하면서도 인용을 줄이지 못하는 나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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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쪽
물건이 넘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은 단순히 정리정돈을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공허감을 물건으로 잊으려 하던 습관에서 벗어나려면 충분한 자정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58쪽
미니멀리스트를 지향하기 전후의 가장 큰 차이는 물건이 갖고 싶을 때 “내가 왜 이 물건을 소유하고 싶은걸까?”하고 질문을 던진다는 것입니다. 혹시 그 물건으로 대신 충족하려고 하는 내면의 결핍이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점검해보게 되었습니다.
87쪽
집을 무엇으로 정식하느냐에 대한 대답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시작은 모두 같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청소입니다.
188쪽
최대치를 바라보고 맹렬하게 전진하면서 사는 삶과 ‘최소한’으로 만족하는 삶 중에 무엇이 더 낫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둘 다 그 나름의 값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최대한’의 기준만을 앞세우던 내가 ‘최소한’의 기준으로도 삶이 꽤 괜찮아진다는 새로운 마인드를 얻은 것이 큰 기쁨이랍니다.
270쪽
어차피 백 년이 지나면 어느 누구도 남아있지 않을 거라 생각하면 어느 순간 마음 속 미움도 상처도 사라지고 부질없는 집착도 가라앉습니다.
283쪽
도미니크 로로는 <심플한 정리법>에서 세상을 떠나는 사람이 남기는 유물이 너무 많다면 그건 고통을 남기는 것이며, 추억만 남기는 것이 이별의 선물이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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