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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카플란/이상옥 역] 지중해 오디세이(2004)

독서일기/서양사

by 태즈매니언 2018. 10. 31.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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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이라 어렵게 구했는데 민음사에서 나왔었구나. 종이질까지 고급스러워서 개이득. 원제는 Mediterranean Winter. 처음 읽은 로버트 카플란의 책이다. 2004년에 나오긴 했지만 내용의 거의 대부분은 20대 시절인 1970년대의 튀니지, 시칠리아, 달마시아, 그리스를 여행하면서 썼던 기고문과 비망록들이다.

 

중동 특파원 구직활동이 계속 실패하자 다분히 충동적으로 버몬트주의 신문사 기자일을 때려치운 젊은 청년의 패기와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 등이 묻어 있어서 1952년생 어르신인데도 불구하고 나보다 한참 어린 똑똑한 친구를 보는 느낌이 든다.

(20대의 카플란이 이븐 할둔의 <무카디마>를 읽고서, 피터 터친의 <제국의 탄생>과 유사한 착상을 했더라. 물론 같은 책을 읽고 생각한 거니 아주 신기할 일은 아니지만)

 

책의 스타일 자체는 김호동 교수님이 쓴 <황하에서 천산까지>와 비슷하다. 하지만 아쉽게도 동양사에 대한 내 지식에 비해 지중해사에 대한 지식이 워낙 부족하다보니 내용을 제대로 소화할 수 없었고, 기계적으로 활자만 읽어나가는 지명과 인명들이 태반이었다. 삼국지는 대여섯 번을 읽었어도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은 아직 완독도 못한 상황이니. --;

 

그냥 나중에 지중해 지역의 역사와 지리에 대해 소양이 쌓이면 이 책도 김호동 교수님의 에세이처럼 감명깊게 읽겠구나 싶고, 그 날을 위해 다시 책장 위 손이 잘 안가는 자리에 놓아둘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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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지중해는 해양학자들의 말대로 생물학적으로는 고갈되어 있고 또 많은 양의 해양 생물의 보금자리가 되는 대륙붕이 없기 때문에, 지중해의 역사를 통틀어 이 바다에는 원양 어선단이 없었다. 그 결과 훌륭한 선원이나 조선공들이 부족했고, 그 부족함은 결국 탐험에 장애가 되었으며, 바다를 더욱 불가사의한 곳으로 만들고 말았다.

그래서 지중해는 인간에게 하나의 바다가 아니라 여러 개의 잇단 작은 바다로 되었다. 아드리아 해, 에게 해, 티레니아 해 등으로 되어 있고, 각각은 고유의 낭만적인 매력을 지니고 있다.

 

52

 

인도는 흔히 제국의 왕관에 박힌 보석이라 일컬어지는데, 튀니지와 로마의 관계는 인도와 영국의 관계에 비유될 수 있을 것이다.

 

118

 

신화는 궁극적 진실을 함축적으로 제공하므로 우리가 역사를 이해하는데 지루하고 단순한 사실보다 그만큼 더 도움이 된다. (중략) 이탈리아와 시칠리아의 토착민들이 최초의 그리스 여행자들에게 어떻게 비쳤을까를 시각적으로 그려 낸 것이 바로 키클롭스(사이클롭스)의 이미지라고 할 수 있다.

 

146

 

베르길리우스가 <아이네이스>에서 제시한 이상인 보편적 문명은 초민족적인 정치적, 정신적 세계 질서를 의미하기도 하는데, 이 프랑스 노르만족 왕 루지에로 2세 치하의 시칠리아에서만큼 이런 문명에 근접했던 적은 일찍이 없었다.

 

226

 

두보로브니크의 요새 성벽은 높이가 30미터요 두께가 6미터이며 여러 층으로 나뉘어 있고 도처에 탑이 세워져 있는데, 바다 너머에서 밀려오는 제왕들의 위협과 내륙에서 밀려오는 살육적 공세에 대항하면서 이 도시를 방어해 왔다. 시민사회의 자유는 군사 전략에 의해 보장된다는 사실이야말로 두브로브니크가 가르쳐 주는 역사적 교훈이다.

(중략)

20세기 전 천 년간 이 도시는 라구사라는 독립된 카톨릭 해운 공화국이었다. (중략) 브로델에 의하면 라구사는 베네치아의 재현이었다.”

 

239

 

아테네가 그리스의 수도로 정해졌던 1834년에는 300채의 가옥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인구 700만의 도시로 확장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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