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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롬/정영목 역] 알렉산드로스, 제국의 눈물(2011)

독서일기/서양사

by 태즈매니언 2019. 7. 19.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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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자도 없던 시절에 6천 병의 기병대와 3만 5천여명의 보병대로 출발해서 인더스 강 유역까지 점령한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이룩한 성취는 누가봐도 인상적이다. 하지만 반해 그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인해 발생한 디아도코이('후계자들'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섭정 자리를 노린) 전쟁은 중국 역사의 5대10국 시대처럼 지리멸렬해 보여서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기생수>의 작가인 이와아키 히토시가 2003년에 연재하기 시작한 <히스토리에>는 디아도코이 전쟁의 풍운아 '에우메네스'가 주인공이다. 원래 좋아하는 작가고 손에 꼽을만한 역사만화다. 다만, 16년 동안 겨우 단행본 10권이 나온 상태로 진행속도가 극악이라는 점은 미리 알고 보시길. 혼자서 모든 작업을 다하는데 팔에 마비가 와서 연재 속도가 더 느려졌다고 한다.

(아직 필리포스 3세 시절인데 언제 알렉산드로스가 왕이 되고 아시아 원정을 시작할지도 모르겠다. 디아도코이 전쟁만 다뤄도 20권은 될 것 같은데 ㅠ.ㅠ)

 

이런 상황에서 뒷부분 내용이 궁금하다보니 디아도코이 전쟁에 대한 책을 찾아보게 됐다. 다행히 한국에 이런 좋은 책이 번역되어 있더라. 저자는 미국의 고대그리스 전공자. 원제는 <Ghost on the Throne>. 책을 다 읽고 나니 <히스토리에>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성격과 큰 의미없어 보였던 대사 한두 마디가 사료에서 추출하고 압축해놓은 공들인 설정이라는 걸 알겠더라. 만호의 등장인물들이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게될지 알아서 좋긴 한데 60년생 이와아키 히토시씨가 완결내는 걸 기대하긴 불가능하겠구나 싶다.

 

그나저나 툭하면 풍찬노숙을 일삼았고, 공중위생이나 백신도 없었던 시절에 아무리 백전노장이라고 해도 알렉산더대왕 사후에는 이미 60~70대 노인이었던 은방패부대가 어떻게 5.5미터의 장창을 휘두르며 젊은 전사들의 팔랑크스를 깨부술 수 있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 에우메네스가 거의 수습할 수 있었던 헬레니즘 제국을 발로 차버린 할배들 ㅠ.ㅠ

 

디아도코이 전쟁와 에우메네스에 대해서는 아래의 블로그 주인장님께서 3부작으로 잘 정리해주셨다. 링크한 포스팅을 보시고 더 궁금한 분들만 읽으시면 될듯.

http://yuratz.egloos.com/2338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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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쪽

 

전쟁을 하고 싶어 안달이 난 히페리데스는 종종 포키온의 조심성에 절망하곤 했다. "도대체 언제 아테네 사람들에게 싸우라고 조언할 겁니가?" 그는 민회 앞에서 노인에게 도전했다. "젊은이들이 전투 대형을 유지할 마음이 있고, 부자들이 전쟁세를 낼 마음이 있으며, 정치가들이 국고의 돈을 훔치는 것을 그만두는 게 보일 때 그러겠소." 고상한 포키온(80세, 공직경력 60년, 1년 임기의 장군에 45번 선출 ㅎㄷㄷ)은 대답하며, 그 무렵 뇌물 추문에 연루된 사람들을 비웃었다.

 

147쪽

 

서양의 주화에 신이나 신화의 영웅이 아니라 인간의 모습(프톨레마이오스가 주조한 알렉산드로스)이 등장한 것은 이 때가 처음이었다.

 

248쪽

 

에우메네스는 내란의 소용돌이 와중에 이렇게 이상한 자리에 놓이게 되었다. 그 전쟁의 모든 지도자들 가운데 오직 그만이 전장에서 중요한 승리를 거두었다. 그럼에도 그는 결국 조국도, 대의도, 모시고 싸울 사령관도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그의 기병대는 어떤 도전에도 승리를 거둘 만큼 훌륭했다. 하지만 그 기병대로 이겼을 때 그가 무엇을 얻느냐 하는 것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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