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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철] 굿라이프(2018)

독서일기/심리뇌과학

by 태즈매니언 2019. 5. 20.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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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부 행복한 삶, 2부 의미있는 삶, 3부 품격있는 삶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경험하는 자아의 행복(저자는 쾌족이라는 단어를 추천한다. 비중에 대해서까지 언급하지 않지만 행복해지는데 유전요인이 절대적이지 않고, 행복의 상태에 시간에 따라 원래의 감정상태로 회귀하기는 하지만 그 주기는 유의미하게 길기에 냉소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점, 행복한 사람들의 마음의 기술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행복한 사람들이 자신의 일상을 어떻게 구성하는지 분석해보고 그들이 행복한 '상황'을 만들어내는 기술을 알려주고 있다.

 

특히 물건을 사면서도 이를 경험 소비로 프레임을 바꿔서 행복 효과를 높이는 방식은 최근 내가 소비하는 방식(취향을 드러내는 좋은 물건을 사는)과 일맥 상통해서 반가웠다.

 

2부는 대니얼 카너만이 말하는 '기억하는 자아'의 행복에서 핵심적인 '의미있는 삶'을 다룬다. 시간을 길게 인식할수록 의미('이야기'라고 바꿔도 대충 통한다)를 추구하는 인간이 종교를 만들어냈고, 종교의 많은 부분이 시대에 뒤떨어진 지금도 아예 버릴 수 없는 이유를 납득할 수 있었다. 삶을 길게 보게 해주고 소명을 부여하는 것이 종교의 역할이니.

 

'품격있는 삶'을 다루는 3부는 윤리학과 도덕이 다루는 덕성에서 벗어나 자신과 공동체 속의 타인이 모두 행복해질 수 있는 성찰적 행복을 위한 조언을 담고 있다.

 

서은국 교수님의 <행복의 기원>보다 학문적으로 접근한 국내 학자의 행복심리학이라고 할 수 있는데 둘 다 겹치는 내용들이 많이 있지만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이 더 풍부하다.

 

최인철 교수님의 전작 <프레임>에서 인상깊은 구절들을 책장 옆에 붙여 놓고 있는데 이 책에도 유념하고픈 문장들이 참 많구나.

 

p.s. 근데 <행복 칼로리표> 중에 SNS가 재미도 낮고 의미도 낮다는 건 납득이 안가네요. 트위터에 국한한다며 모를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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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쪽

 

행복, 즉 쾌족의 상태는 고통의 완전한 부재를 의미하지 않는다. 행복한 감정의 상태는 부정적인 감정들과 긍정적인 감정들의 상대적인 비율로 측정된다.

 

117쪽

 

경험의 삶이 곧 무소유의 삶이다. (중략) 소유하지 않는 삶이 행복할 수 있는 이유는 소유에 대한 욕망을 삶에 대한 경험과 관찰로 대체하기 때문이다. 경험하기 위한 소유, 관찰하기 위한 소유, 시간을 사기 위한 소유로 프레임하기 시작하면 소유가 사라지기 시작한다.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소유에 얽매이지 않는 무소유의 삶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120쪽

 

행복하지 않은 사람은 소유의 영역에서 살면서 비교하지 않으려고 결심만 한다. 행복한 사람은 애초부터 비교가 일어나지 않는 경험의 영역에서 살아간다. 행복하지 않은 사람은 소유를 늘려 타인을 위협하지만, 행복한 사람은 경험을 늘려 관계를 강화한다.
행복하지 않은 사람은 소유를 통해 정체성 결핍을 은폐하지만, 해복한 사람은 경험을 통해 정체성을 구축한다. 결정적으로, 행복한 사람은 돈으로 경험을 사서 삶의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낸다. 그들은 장식거리보다 이야깃거리가 우리를 훨씬 더 행복하게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153쪽

 

의미는 우리 삶에 질서를 부여할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해준다. 의미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연결시켜주는 접착제 역할을 하며, 죽움의 공포라고 하는 가장 본질적인 존재론적 문제를 해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230쪽

 

인간의 격이란 관계의 편중성이 가져오는 의식의 편중성을 인식하고,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 것에 있다. (중략) 의도적으로 자신의 지리적 한계를 벗어나려는 사람이 멋진 사람이다.
(중략)
여행은 단순한 레저가 아니며, 이주는 생계를 위한 고육지책만이 아니다. 그것들은 개인에게는 확장된 자아, 개방적 자아를 심어주는 일이고, 사회에게는 미래를 위한 장기 투자다. 무엇보다 삶의 품격을 세우는 일이다.

 

253쪽

 

어떤 일에도 놀라지 않고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은 그 자신이 지적 호기심의 결핍이라는 피해를 입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타인들을 주눅 들게 만드는 죄를 범한다. 연구에 따르면 이런 후견지명의 착각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특히 강하다고 한다.

 

264쪽

 

유연한 삶이 곧 타협하는 삶은 아니다. 삶의 복잡성에 대한 겸허한 인식이고, 생각의 다양성에 대한 쿨한 인정이며, 자신의 한계에 대한 용기있는 고백이다. 확신을 갖되 테안에게 강요하지 않는 삶을 사는 것이 품격있는 삶이다. 아무리 옳은 주장이라고 하더라도 지나친 확신으로 타인을 몰아붙이는 것은 타인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행위이며, 궁긍적으로 상대의 행복을 위협하는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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