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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경] 한옥살림집을 짓다(2004)

독서일기/도시토목건축

by 태즈매니언 2019. 11. 13.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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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불은면 덕성리 1만5천평 부지에 2001년 들어선 한옥 주택인 '학사재'에 대한 건축 백서입니다. 땅은 넓은데 도면처럼 건축물 연면적은 넓지 않습니다. 이후에 공방이 추가된 것 같지만 당초 계획에는 안채(50평) 사랑채(30평) 대문채(10평) 등 3동 건물 뿐이었거든요.

이 책이 끌렸던 이유는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수십 억원의 건축비를 들여서 지은 현대식 한옥 주택이었고, 둘째, 현장소장이 고려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에서 목조건축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문화재수리 보수 기술자분이였거든요. 부수적으로 1년 반 이상의 공사기간 동안 연구 혹은 구경하러 오는 이들에게 공사 현장을 개방했다는 점도 이채로웠습니다.

구할 수 있는 최고의 인력과 자재, 기술로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지으면 어떻게 구현할 수 있는지, 저같은 사람들은 꿈만 꿀 수 있는 걸 실현해본 사람들의 경험담이라 재미있었고요.

참고로 한옥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건축분야의 정부출연연구기관인 국토연구원의 부설 연구기관으로 '건축도시공간연구소(AURI)'가 있는데, 여기에 내부 부서 중에 '국가한옥센터'도 있거든요. 한옥건축에 대한 브리프와 연구보고서도 꾸준히 내고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참고하셔요.
https://www.auri.re.kr/auriTidings/hanokBrief.asp?bbs_code=6  

이 책에서 소개한 학사재는 개인이 거주하는 주택이다보니 잘 공개가 되지 않는 것 같은데, 그나마 유용한 방문기도 링크해봅니다.
http://blog.daum.net/baweesol44/8872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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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쪽

오래된 집을 해체하다 보면 상량문과 함께 금반지나 엽전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 뒷날 집을 수리할 때 보태 쓰라고 넣은 것으로, 큰돈은 아니지만 마음으로나마 후세를 후원한다는 배려다. 

183쪽

한옥의 지붕은 매우 크고 무겁다. 입면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매우 크다. 자칫 지붕이 집을 짓누르는 듯한 느낌을 줄 수도 있고 집도 답답해 보인다. 그래서 처마선을 마치 새가 날갯짓하는 듯한 부드러운 곡선으로 만들어 지붕을 경쾌하게 보이게 하는 것이다. 한옥의 처마는 비교적 깊은 편이라 아래에서 위로 부는 바람에 취약할 수 있는데, '조로(앙곡)'를 두면 바람에 대응하는 능력도 증가한다. 

199쪽

한옥은 지붕에 올리는 보토의 양이 너무 많은 경향이 있다. 기와지붕인 경우 이미 기와가 상당한 무게를 지니는데, 여기에 너무 많은 흙을 올리면 오히려 집에 무리를 주게 된다. 덧지붕은 이러한 단점을 보강할 수 있다. 또한 덧지붕을 올리면 서까래에 바로 흙이 닿지 않아, 그만큼 서까래가 썩을 확률이 줄어든다. 보토의 양이 줄면 단열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지만, 덧지붕과 그 아래 개판 사이에 생기는 빈 공간이 단열층 역할을 해주므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

덧지붕 아래의 빈 공간을 이용해서 현대적 설비도 할 수 있는데, 실제로 학사재 안채에서는 전기 배선 공간으로 활용하였다. 한옥에서 전기배선을 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자칫하면 공들여 깎아 만든 부재에 구멍을 뚫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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