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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준] 멀티팩터(2020)

독서일기/경영(한국)

by 태즈매니언 2020. 2. 15.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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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의 전쟁>의 김영준 작가님이 두 번째로 내놓은 책이다.

 

평소 페이스북에 간결하게 정제된 통찰력있는 글을 많이 쓰셔서 첫 책이 나올 때 많이 팔리길 기원했었다, 당시 나도 두 권 샀지만 속으로는 2쇄는 찍어야할텐데 하는 심정이었다. 매주 쏟아져 나오는 경제경영서의 홍수 속에서 저자의 외모말고 자산, 학력, 경력, 출판사, 마케팅비용 뭘로 보나 과연 독자들이 이 책의 가치를 알아봐줄 수 있을까 걱정했다.

(내가 경제와 투자쪽에 별로 관심이 없다보니 '김바비 블로그' 를 전혀 몰랐기에 빚어진 오판이었다.ㅎㅎ)

 

<멀티팩터>를 읽고서 작가님이 절실하게 말하고 싶었던 오래 준비한 이야기란 느낌이 들었다. 육아처럼, 사업은 한 번도 안해본 사람들에게 이해시켜 주기가 어려운 영역인데 말이다.

 

난 시장에 널려있는 비즈니스의 성공을 도와준다는 베스트셀러 딱지를 붙인 자기계발서들을 쓰레기, 잘봐줘야 어릴 적에 위인전을 안읽었던 사람들을 위한 책 정도로 치부하고 있다.

 

그리고, 나는 서비스산업에서 돈과 교환되는 사업자의 서비스가 주는 효용을 일종의 유사연애와 같은 느낌을 주는가 여부로 판단한다.

 

연애를 할 때 '성격이 좋고 잘해줘서(노력)' 혹은 '부자집이거나 돈이 많아서(운)'라는 한 가지 이유로 사람을 선택하나? 처음 연애를 할 때는 그렇게 한 가지에 꽂힐 수 있겠지만 몇 차례 연애를 해보다보면 외모, 노력, 타이밍, 성격, 가치관, 종교, 생활습관, 가풍과 같은 '멀티팩터(Multi Factor)'의 영향으로 연인으로 맺어니거나 인연이 안닿는다는 걸 대부분 안다. 이뤄지지 않은 인연에 아쉬움이 있을 지언정 그게 당사자 일방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하지만 우리는 비즈니스를 통한 성공을 볼 때는 왜 무당의 점괘와 별반 차이가 없는 잘못된 조언들에 쉽게 넘어갈까? 이건 우리들 대부분이 사업을 오래 혹은 여러 번 해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마도 직접 사업을 해봤거나, 기업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온 분들은 이 책이 주는 메시지가 신선하지 않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세상엔 자신이 시도할 수 있는 성공을 위한 자원을 모으고 효율적인 전략을 고민해야할 시기에 자기계발 사기꾼들에게 낚이거나 미디어에 피상적으로 노출된 모델을 따라할 정도로 막막한 분들이 정말 많다. 사업을 시작한 분, 그리고 열정과 노력 외에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갖춰야할 '경쟁자원'들은 어떻게 모아야하는지 막막한 분들에게 권하고 싶다.

 

읽으면서 기업자료를 많이 접할 수 있는 애널리스트도 아닌 저자가 신생기업과 그 창업자들에 대한 자료와 여러 서적들을 조사한 부지런함이 인상깊었는데, 독후감을 쓰며 큰 틀에서 책의 흐름을 짚어보니 경제경영서인데 소설처럼 기-승-전-결이 뚜렷하다는 장점도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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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쪽

 

대중에게 자신의 사업 이야기를 하는 자리는 죽어서 신 앞에서 지나간 인생을 고백하는 자리가 아니다. 그들의 비즈니스는 현재 진행형이며, 자신의 이야기를 듣는 사람은 모두 소비자이다. 따라서 사업가는 자신의 비즈니스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보여주려는 행동 유인을 가진다.

 

124쪽

 

경쟁력은 상대적이기에, 시점에 따라 가장 경쟁력 있는 누군가가 항상 있기 마련이다.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상황에서는 가장 경쟁력있는 사업자가 가장 큰 혜택을 보게 된다. 그랫 표면적으로는 '준비된 자가 운을 잡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준비와 수련에는 시간이 필요하며, 시장이 폭발하는 시점은 내가 정하지 못한다.

 

138쪽

 

지금도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사업을 시작하지만, 대부분은 알려지지도 못하고 사라지고 묻힌다. 서비스가 좋으면 소비자들이 알아볼 것이라고들 하지만, 알지도 못하는 서비스를 어떻게 쓰겠는가? 먼저 사람들에게 알려져야 써볼 것 아닌가? 그래서 스타트업에는 멋진 스토리가 반드시 필요하며, 그 스토리를 만드는 것은 기업의 얼굴이 되는 인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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