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 생활수기를 올려주시는 유투버께서 추천해주신 전원생활 추천서. 올해 68세로 원주의 작은 성다에서 사제생활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는 김태원 신부(사제일과 겸업으로 '옻칠 화가')가 해발 750미터의 산중턱에 지은 집에서 홀로 4년 가까운 시간을 보낸 경험과 느꼈던 생각들이 담겨 있다.
내가 질색하는 이야기들도 많긴 한데 제목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삶의 궤도가 어느 정도 짜인 40대가 되다보니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들과 함께 '꼭 한 번 살아보고 싶은 삶'을 생각하던 차였다.
아직 내겐 좀 빠를 수 있지만, 저자가 사제생활을 중단하고 산으로 들어올 생각을 할 때 품었던 의문인 '이제 인생의 마무리 공부를 해야 되지 않느냐?'란 생각을 적어도 50대부터는 가져야한다고 생각한다.
굳이 도심지의 아파트에서 산중턱의 외딴 집으로의 이사는 아니더라도 주중과 겨울은 아파트에서, 다른 계절의 주말은 작은 농막이나 산지기 쉼터같은 '오프 그리드 하우스'에서 머물다오는 생활은 괜찮아 보인다.
나처럼 몸으로 하는 모든 것들에 서툰 책상물림에, 심장병과 고혈압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많을 정도로 골골대던 50대 아재의 분투기라 나도 해봐야지란 생각이 들었다.
(흙과 돌로 벽을 쌓은 야외화장실 건축 부분이 압권 ㅋㅋ)
인간은 그저 대형 포유류일 뿐이라는 사실을 보다 확실히 깨닫기 위해서는 먹고 싸고 자기 위해 당장 필요한 일들을 행동에 옮기며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그러다보면 '잘먹고 몸을 안움직이는' 생활을 하면서 잔뜩 낀 내장지방들도 빠질 것 같다.
땅값 싸고 세종시에서 차로 30분 거리인 공주시 정안면 같은 곳에 6평 농막 하나 놓고, 캠핑의자와 테이블, 야전침대, 침낭, 화목스토브와 퇴비화장실 정도 놓고 주말을 보내는 생활을 해보려면 어떤 것들을 준비해야 하는지 찾아보고 생각하느라 새벽까지 날을 꼬박 새게 만든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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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산으로 들어올 때 시계와 달력을 갖고 오지 않았다. 시간에 얽매이지 않으려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시간의 제약 속에서 어쩔 수 없이 한계를 드러내기도 하지만 그 제약을 뛰어넘고자 하는 노력도 해볼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시간의 흐름에 자신을 맡긴다는 것이다.
122쪽
아침 식사 후 설거지를 한 뒤에 점심, 저녁 식사용 잡곡을 두 컵이 조금 안 되게 그릇에 담고 물을 충분히 부어 놓는다. 이유는 곡식이 물에 불어 밥 짓는 연료가 절약될 뿐만 아니라 밥도 맛있게 지어 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밥을 지을 동안 남은 밥물로 국이나 찌개를 끓일 수 있어서 너무 좋다.
233쪽
남이 갑자기 집을 방문해도 쉽게 앉을 수 있는 들마루야 말로 우리의 사랑방과 같은 역할을 한다. 편히 쉬고 편한 마음으로 물건을 놓아두고 간직하는 그런 공간이기에 애써 치장할 필요도 없을 것이고 그랫 그것은 수수한 마음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316쪽
'욕구불만'이라는 이 괴물은 어ㅉ면 심적 부담을 과감히 털어버리고 다른 것으로 눈길을 돌리지 못하는 사람들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런 점에서 정신적 건강이란 어느 것에 쉽게 얽매이지 않는, 보다 자유로운 사고에서 오는 선물이라고 보고 싶다.
337쪽
기쁨의 표현인 웃음은 결코 큰 사건이 아닌, 살면서 일어나는 작은 일들 속에서 수없이 찾을 수 있는 긍정적이면서도 적극적인 삶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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