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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실즈/김명남 역]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2008)

독서일기/생물학

by 태즈매니언 2020. 7. 29.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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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도 좋다.

 

중년의 소설가가 쓴, 가족사와 인간의 탄생부터 죽음까지 발생학과 생물학으로 본 성장과 노화의 과정을 차분히 보여주는 책. 가족사의 분량을 줄이고 과학적인 내용들을 좀 더 넣었으면 더 나았을 것 같다. 뉴욕의 유대인 이야기는 많이 봐서.

 

게다가 유명인들의 발언을 인용한 게 너무 많아서 읽는 걸 방해할 정도였던 것도 아쉽다. 종종 비과학적이거나 틀린 서술이 있는 것도 거슬렸고.

 

애가 없는 삶을 선택하니 신생아가 사람으로 되어가는 육체발달의 과정을 지켜보는경험을 못하는 건 좀 아쉽더라.

 

인간이라는 동물의 발생부터 죽음까지의 과정을 과학/의학 내용 위주로 관찰한 책을 찾아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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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쪽

 

신생아는 주먹을 쥐고 있을 때가 많다. 누가 그 엄지와 집게 사이를 쓰다듬으면 아기의 손은 그 물체를 꽉 움켜쥐는데, 양손으로 잡으면 제 몸무게를 지탱할 수 있을 만큼 강한 힘을 발휘한다. 이 타고난 '움켜쥐기 반사'는 사람의 아기에게는 아무 쓸모가 없다. 하지만 인류 출현 직전에, 아기가 어미의 털에 매달려 다녀야 했던 진화 단계에서는 유용했을 것이다.

(중략)

어쩌다 공중으로 떨어지면, 평소에 웅크리고 있던 아기는 즉각 자세를 바꾸어 사지를 활짝 뻗는다. '놀람 반사' 혹은 '포옹 반사'라고 하는 이 반응 덕분에 옛날에는 유인원 아기의 몸이 최대한 펼쳐져서 어미가 떨어지는 아기를 잡아내기 쉬웠을 것이다.

 

59쪽

 

막 태어난 아기는 입 안 전체에 맛봉오리가 돋아 있고, 입천장, 목구명, 혀의 옆면에도 미각 수용체들이 나 있다. 아주 어린 아이들이 양념 맛이 진한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잉여의 맛봉오리들은 10세 무렴까지 대부분 사라진다.

 

205쪽

 

노인이라도 건강하기만 하다면 기억 그 자체, 즉 암호화한 정보의 저장량 자체는 줄지 않지만, 기억을 불러내는 일이 고통스러울 정도로 더뎌지고 훨씬 여러 번 시도를 해야 가능해진다. 나이 든 사람들은 주의가 쉽게 분산되고, 동시에 여러 가지 작업을 조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주의 집중 시간이 짧다. 단순한 작업이나 흔한 상황 대체는 무리 없이 해내지만 육체적 움직임이나 그 밖의 스트레스가 더해지면 고전하기 쉽다.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 자극보다 평온을 찾기 시작하는 까닭은 자극에 대처하기가 어렵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276쪽

 

115세가 되었다는 반박 불가능한 증거가 있었던 사례는 이제껏 12건에 지나지 않는다. 114세가 된 사람들 가운데 극소수만이 115세로 넘어간다. 2001년 이래로 십여 명의 114세 노인들이 115세가 되지 못하고 죽었다.

 

281쪽

 

아주아주 나이 들고 병든 사람의 세상은 자기 몸에서 반경 60cm 안의 원으로 좁혀진다. 무엇을 먹었고, 배출에 어떤 문제가 있고, 통증의 진행 정도는 어떻고, 의자나 침대가 편하네 편하지 않네 하는 내용이 생각과 말의 압도적인 부분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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